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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3개월만에 무정부 마침표, 요동쳤던 시장도 안정세
조반니 트리아 경제부 장관 임명…이탈렉시트 가능성 낮아져
요동쳤던 금융시장 안정세
포퓰리즘 정권, 이탈리아 채무 위기 불안은 여전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이탈리아가 3개월 가까이 지속된 무정부 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우여곡절 끝에 새 내각을 구성하게 됐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두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동맹’이 우여곡절 끝에 연정구성에 합의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지난 3월 4일 총선 후 3개월 가까이 지속된 무정부 상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왼쪽)와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연정구성에 합의하면서 이탈리아는 지난 3월 4일 총선 후 3개월 가까이 지속된 무정부 상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앞서 총리 후보에서 사퇴한 주세페 콘테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다시 부여했다. 콘테는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면담 후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유로화 탈퇴를 원하는 경제학자 파올로 사보나가 지명됐던 경제장관 자리에는 지오반니 트리아가 재지명됐다.

앞서 이탈리아 연정 시도는 유럽연합(EU) 회의론자인 파올로 사보나를 경제 장관에 임명하는 방안에 마타렐라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그러나 로마 ‘토르 베르가타’ 대학의 강사 조반니 트리아를 경제부 장관에 앉히기로 하는 절충안을 도출하면서 극적으로 연정 합의가 성사됐다. 오성운동이 추천한 트리아는 사보나와 달리 유로존 탈퇴 등의 과격한 정책에는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반 EU 성향의 사보나가 경제장관에 지명되면서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심화된 것을 고려하면 트리아 임명으로 이같은 불안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을 전망이다.

오성운동을 대표해 연정 협상에 나선 디 마이오는 예상대로 노동산업부 장관에 기용됐다. 동맹의 살비니 대표는 내무 장관을 맡게 됐다. 앞서 살비니가 50만 명의 불법 이민자 전면 추방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이탈리아는 향후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는 부총리 직책도 함께 수행할 예정이다.

ANSA 등 현지언론은 총선 실시 후 89일 만에 출범하게 된 콘테 내각이 1일 오후 선서를 하면, 이탈리아는 물론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상원과 하원 양원의 신임투표 관문이 남아있지만, 오성운동과 동맹의 합계 의석을 고려할 때 하원은 소폭, 상원은 넉넉하게 과반을 넘기 때문에 새 내각은 이변이 없는 한 신임투표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탈리아의 무정부 상태가 종결되면서 앞서 요동쳤던 금융시장은 이틀 째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32%에 달하는 막대한 빚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포퓰리점 정권이 들어서면서 재정 지출 확대로 이탈리아를 채무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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