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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3 지방선거 D-14] “고양시장 후보가 누군가요?”
낮은 인지도에 홍보활동 미미
‘깜깜이 선거’ 유권자 실망쌓여
정치권과의 시너지 기대 접기도


“고양시장 후보 누가 나왔나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디서 선거운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 보이지도 않고.”

주부 김수민(42) 씨는 “주민들이 시장선거에 이렇게 관심 없기도 힘들겠다”며 한탄했다.

고양시장 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다. 현역 시장의 공천 탈락과 함께 나온 후보들의 인지도는 바닥을 기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보활동은 전무한 수준이다. 일산신도시를 포함 인구 100만에 서울과 맞닿은 대형 신도시이지만, 비슷한 조건의 성남, 광명 등의 뜨거운 선거 열기는 이곳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초입인 백석동에 있는 한 상가건물에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동환 자유한국당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고양시의 선거 열기는 후보들의 인지도 부족 및 선거운동 미비 등으로 다른 비슷한 지역보다 차분했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29일 고양시 일산 초입인 백석동에 있는 한 상가건물에는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동환 자유한국당 후보의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마두역 인근에는 김필례 바른미래당 후보의 현수막이 대형 빌딩의 한쪽 면을 메우고 있었다.

이재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로 활동한 바 있으며, 경기도의원으로 8년을 보냈다. 이동환 후보는 사람의도시연구소장으로 도시전문가로 정치권에 알려진 인물이다. 김필례 후보는 고양시의원을 3선 했으며, 고양시 현안에 가장 정통한 후보로 평가받는다. 정의당에서는 박수택 후보를 공천했다. 박수택 후보는 SBS 기자 출신으로 장항습지문제 등 고양시의 생태ㆍ환경문제를 전국에 알린 인물이다.

나름 경력과 성과를 자랑하지만, 시민들은 단체장 후보로서는 조금 아쉽다고 평가한다. 직장인 강현준(32) 씨는 “인천이나 성남, 수원시만 하더라도 후보들의 경력이 쟁쟁한데 고양시는 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후보들을 공천한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더 큰 아쉬움은 선거운동 등 홍보활동도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스킨십이 부족한 후보들이 시장이 됐을 때 소통이 부재할 것을 우려했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는 배정은(31) 씨는 “후보들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이렇게 시민들과 만나려 하지 않는데 시장이 되면 뻔하지 않겠느냐”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니 시장이 된 후에도 정치권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욱진(43) 씨는 “시장이 된다고 한들 어디 힘을 제대로 쓸 수 있겠느냐”며 “도시를 운영하려면 인맥이나 정치권 경력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 시민들이 원하는 시장은 좀 더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인물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에 못 미치는 빈약한 도시, 교통, 교육 인프라 등 시급한 현안도 많다. 문재연(30) 씨는 “고층 아파트가 있기 전 예전 일산이 그립다”며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녹지가 많은 일산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유선(32) 씨는 “일산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불법주정차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인도까지 차가 올라와 있어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도로로 위험하게 다녀야 할 판”이라며 “이런 사소하면서 중요한 시민의 삶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고양=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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