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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 무역협상 지렛대? 북미회담 토사구팽?…美, 中 수입품에 54조원 관세폭탄
다음달 15일 목록 발표…25% 고율 관세 부과
美 언론 “3차 무역협상 앞두고 中 압박 강화”
VOA 중국어판 “북미회담 개최 가능성 높아지자 中 내팽개쳐”
로스 美상무, 이번 주말 방중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이 ‘중지’를 선언했던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다시 불씨를 붙였다.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한 계획을 보류하지 않고 예정대로 실행하기로 한 것이다. 양국 간에 조성되던 화해 무드를 깨고 미국이 돌연 입장을 뒤집은 것은 3차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대중(對中) 압박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5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민감한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기로 한 계획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최종 목록을 다음 달 15일 공개하고 곧이어 관세 부과를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일 첫 목록 발표 때는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 분야의 1300개 품목이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된 바 있다.

미국은 또 중요한 산업 기술을 취득하려는 중국 개인과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와 수출 통제 강화 대상을 다음 달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중국이 특허권 침해와 불공정 기술 이전 계약 등 이른바 ‘지식재산권 도둑질’을 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소송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백악관의 이날 발표는 미중 2차 무역협상 이틀 뒤인 지난 20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이 양국 간 무역전쟁 중지와 상호 관세 부과 계획 보류를 선언한 지 불과 9일 만에 협상 결과를 뒤엎은 것이다.

이같은 태도 변화는 ‘대중 무역협상에서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말 3차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는 “2차 무역협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지만 의회와 언론에서는 “실패한 협상이다”, “미국이 내주기만 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도록 큰 압력을 받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백악관의 발표가 3차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지렛대를 재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협상 결과가 무엇이든 미국 내에서 (성공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며 “3차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더 많이 양보하도록 압박을 강화했다”고 평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재추진되면서 미국이 변심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중국어판은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북미 회담의 카드로 쓰고 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지자 다시 중국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간 무역 긴장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로스 장관의 중국 방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스 장관이 이끄는 미 대표단은 다음달 2~4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과 3차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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