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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트럼프와 무기상
1944년 6월 6일 제2차 세계대전의 향방을 결정지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프랑스령 북부 노르망디 해안에서 개시됐다.일명 ‘오퍼레이션 넵튠’으로 불리는 이 작전은 미국과 영국군이 주력이 되고 프랑스, 호주, 폴란드, 노르웨이 등 8개국의 연합군이 계획한 북유럽 침공 작전 ‘오퍼레이션 오버로드’의 서막이었다. 오버로드는 ‘대군주’를 뜻하고, ‘넵튠’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해신(海神) 이름이라고 한다. 연합군 수뇌부는 ‘넵튠’이 성공하면 프랑스를 지나 독일 중심부까지 점령, ‘오버로드’를 실현한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제2차 세계대전의 향방이 걸린 작전인 만큼, 연합군은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함선 1200척, 항공기 1만대, 상륙주정 4126척, 수송선 804척, 수백대의 수륙양용 장갑차로 편성된 대부대가 15만6000여명의 병력을 노르망디에 상륙시켰다. 그로부터 7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상 최대의 상륙 작전으로 불린다. 연합군은 처절한 전투 끝에 작전 개시 3주여만인 6월 30일 노르망디를 장악했다.

이 작전을 지휘한 아이젠하워 연합군 총사령관은 한국 전쟁에서도 활약했다. 인천 상륙 작전을 성공시켜 전세를 뒤집은 맥아더 미국 극동군 원수가 해임되자, 그 후임자로 부임한 것이다.

1952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된 그는 미국에서 한국 전쟁이 장기화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자 선거 공약의 하나로 ‘제가 한국으로 가겠다’는 말을 남겼고, 대통령 당선 후 휴전 협정을 이끌어냈다. 당시 그가 일으킨 신드롬 덕에 ‘한국으로 간다(Go to Korea)’라는 말은 ‘난관에 직면한다’는 의미로 대신 쓰일 정도였다고 한다.

현대사에 남을 만한 대전쟁을 여러 번 겪은 그는 1961년 1월 17일 TV 생중계된 퇴임 고별연설에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는 “우리는 방대한 규모의 영속적 방위산업을 창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우리는 매년 군사 안보에 모든 미국 기업 순익보다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는 “군산복합체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획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잘못 주어진 권력의 재앙적 번성은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미국제일주의’를 표방할 때까지만 해도 그가 미국 군산복합체의 대변자가 될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실제로 트럼프는 미국산 무기 세일즈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00억달러(약 123조350억원)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맺자 미 방산업계가 반색하는 등 트럼프 정부 하 미 방산업계가 호황을 이어갈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말 미국의 대표적인 무기제조업체 록히드마틴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116억4000만달러(약 12조5200억원)를 기록, 시장 예상치 112억달러를 웃돈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미국 방산업계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미국 무기 최대 구매국인 한국이 무기 수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주도하는 장본인이 무기 세일즈 선봉장인 트럼프라는 점이 아이러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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