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객 살린 ‘응급처치’…마트직원 “도움준 여성간호사 찾아요”
-‘사람살린 응급처치’ 홈플러스 황수성 부점장
-현장서 고객과 응급처치로 위급한 목숨 건져
-“거창한 일 안했어…도움준 간호사 찾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던 일요일 오후 3시께였다. 황수성(46) 홈플러스 울산남구점 부점장에게 “고객이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는 총무과 직원 한 명과 함께 부리나케 계산대로 달려갔다. 도착한 사고현장에서는 스스로를 간호사라고 밝힌 여성 고객과 다른 남성 고객 한 명이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었다. 황 점장은 다른 직원에게 매장 입구에 설치된 제새동기(AED)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평소에 꾸준히 사용 방법을 익혀왔던 터라, 그는 별 다른 어려움 없이 고객에게 AED를 사용할 수 있었다.

때마침 119 구급대가 매장에 도착했다. 이에 황 점장은 119 구급대의 동선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많은 고객이 몰려있던 탓에 구급대가 매장에 들어오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은 응급 조치를 실시했고, 인근에 위치한 병원(울산중앙병원)으로 고객을 이송했다. 황 점장은 구급대 차량을 타고 병원까지 동행했다. 

황수성 홈플러스 울산남구점 부점장. [사진=본인 제공]

황 점장과 구급대의 빠른 대처 덕분에 고객은 사고 발생 후 30분만에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대답이 왔다. 그제서야 황 점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황 점장은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다”면서 “고객의 상태가 심각해보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같은 사실은 인근 소방서와 AED 패드 제조업체 측에 알려졌다. 업체에서는 고객을 살린 공로를 인정해 지난 4월 ‘하트가디언 상’을 시상했다.

황 점장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제가 한 일이 사고자 고객의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고 고객 가족들은 황 점장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매장 직원들을 통해서 전달해 왔지만 황 점장은 “큰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중히 거절했다.

현재 그는 당시 사고현장에 있었던 간호사인 여성 고객을 찾고 있다. 그 두 사람이 없었다면 고객의 소중한 목숨을 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도와주셨던 분들은 매장에 도착해쓸 때는 점포를 빠져나간 뒤였다”면서 “소방서에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한 고객에게 표창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남성 고객의 신상정보는 확인할 수 있었지만,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혔던 여성 고객의 인적 사항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일선 서비스업체들은 안전 교육 실시에 매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응급대응체계를 구축하며 최근 매장 내에 AED설치를 진행하고 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도 안전과 관련된 직원 교육을 진행중이다. 안전에 관한 이슈가 거듭 사회 중심에 서면서 여기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응급환자를 살리는 데 필수적인 일반 교육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상황이 닥치면 활용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수준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제대로된 교육이 진행돼야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