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40대에 원광대 일반대학원 예다학 박사과정을 밟고 16년 넘게 차를 공부하는 홍익고수보이차의 김경순 대표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서울 양천구 신정동과 대구 동구 팔공로 본점에서 대설산, 망패, 용춘, 명랑, 숭강, 반잡 등 품질 좋은 고수차를 시판하며 ‘홍익인간’처럼 널리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정직한 보이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김 대표는 보이차에는 진품인 고수보이차와 이를 흉내 낸 방품차가 있으며, 보이차의 조건은 첫째로 햇볕에 잘 말린 쇄청차, 둘째로 운남에서 재배한 차여야 하며, 마지막으로 소엽이 아닌 대엽종으로 오래 건조, 발효시켜야 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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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둘수록 향이 날아가는 여느 차와 달리, “할아버지가 만들어 손자가 먹는” 보이차는 오랜 자연발효과정을 거치면서 항산화성분이 강화되고 맛과 풍미가 진해진다. 또 발효방식에 따라 긴압(떡처럼 뭉친 차병에 증기를 쐬고 누르는 것)을 하는 생차와 하지 않는 산차, 악퇴법이라는 발효과정을 거친 숙차로 구분하고, 긴압 후 빚은 모양에 따라 병차, 전차, 방차, 긴차, 타차 등으로 구분한다. 또한 운남성의 숙차(熟茶)는 현대의 차밭에서 만든 대지차(臺地茶)로, 5월부터 10월까지 채엽해서 짧은 시간동안 인공쾌속발효를 시킨 차다. 김 대표는 곡우(4월 20일)전에 채엽한 고수대엽종 차잎을 중국에서는 명전이라 한다. 홍익고수차는 4월 20일 전에 수확한 대엽종 고수차이자 최고가인 명전 전에 채엽한 모차로 홍익고수보이차를 제작한다. 또 김 대표는 대부분 산지에서 출하되는 차에 내표로 표시하지만, 좋은 차에는 내부 종이포장에 차의 연도, 산지, 재배자의 정보를 적은 내비(內飛)가 또 들어 있어 홍차나 와인처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홍익고수보이차는 보이차의 경우 생차, 숙차, 흑차로 판매 중이며, 대중화를 위해 티백 브랜드 HECHA(허차)를 만들어 삼각티백 보이차와 공부홍차를 판매 중이다. 그 외에도 홍차와 우롱차도 있지만 김 대표는 보이차에 대한 애착이 크다. 중국인은 1회당 7-8g을 넣고, 한국인은 3-4g을 선호한다는 김 대표는 쇄청모차를 다양한 형태로 취급 중이며 판매와 대중화 못지않게 보이차를 고르는 방법을 전파하는데도 많은 공을 들인다. 보이차 중 노차는 특히 오래 숙성된 셰리와인처럼 고급이고 귀하다. 예를 들어 1998년산 양빙호는 79만 원, 자대익 운남칠자병차는 190만 원이며, 김 대표는 안목 있는 보이차 애호가들이 손꼽는 1970년대 산 400만 원 대의 홍태창, 700만 원 대의 동흥호, 1천만 원 상당의 동경호 등 수많은 명품 노차들을 소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대에 와서도 진정한 보이차를 만드는 본질은 된장을 띄우듯 정성들이는 후발효숙성이라고 한다. 더욱이 오래 발효된 고수차는 수십 번을 우려내도 첫맛처럼 진하고 한결같은 맛을 낸다. 그렇기에 김 대표는 일반인들이 고수생차에 비해 인공쾌속발효로 카테킨이 반으로 줄어드는 대지차(臺地茶)와, 폴리페놀, 펙틴, 카테킨, 탄닌을 충분히 함유한 고수차(古樹茶)를 구분하기 어려운 탓에, 인공쾌속발효한 숙차(熟茶)를 비싼 노차로 잘못 알고 구입하는 케이스들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보이차의 상식을 널리 알리고 잘못 알려진 면을 개선하고자, 중국 차 명산지에 방문하여 현지인들과 함께 일하고 좋은 차를 선별하는 안목을 길렀으며 2003년부터는 수입차들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하고 인터넷 몰 오픈에 이어 2016년에는 서울에도 진출했다. 대구와 서울을 거점으로 차를 가르치고 품평하는 교육장을 열어 누구나 보이차를 잘 고르는 안목을 길러주겠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도 검증된 선별에 동의하는 매장과 함께 할 것이며 어느 단체든 찾아가 차의 선별법에 대해 재능기부 강의를 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정명우 기자/ andyjung7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