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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북미정상회담 응할지 재고려” 언급…리비아식 핵포기 방식 거부
-김계관 北 외무성 제1부상 담화 발표
-리비아식 비핵화모델 강한 반발 표출
-“볼턴에 대한 거부감 숨기지 않는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6일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 연기한데 이어 내달 예정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까지 재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담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의 북미관계 진정성을 전제로 내걸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측면이 강하긴하지만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재고려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제1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검토중인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그는 “조미수뇌회담을 앞둔 지금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해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ㆍ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ㆍ미사일ㆍ생화학무기의 완전페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볼턴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기간 조미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턴과 같은 자들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되었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요, 뭐요하는 사이비 ‘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수뇌회담을 비롯한 전반적인 조미관계 전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며 볼턴 보좌관에 대해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냈다.

또 “이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면서 “나는 미국의 이러한 처사에 격분을 금할 수 없으며 과연 미국이 진정으로 건전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미관계개선을 바라고 있는가에 대하여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州)의 오크리지로 반출하는 등의 리비아식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다가 무아마르 카다피가 피살된 리비아식 모델에 극도로 반발해왔다.

김 제1부상은 이와 함께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은 핵개발을 추진하려던 이라크나 핵개발 초기 단계였던 리비아와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계는 우리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핵개발 초기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제1부상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하였다”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포기를 촉구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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