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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괜찮다던 한미훈련에 일침…美담판 앞두고 ‘성동격서’ 노렸나
-北, 인권문제ㆍ군사적 위협 해소 위해 남북 대화판 이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오는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북한은 체제존엄에 대한 위협이나 도발을 묵과하지 못한다. 결국 사전에 체제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의제가 논의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한 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판문점 공동취재단]

홍 연구위원은 또 “당장 북미정상회담이 북한에게도 중요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판 자체를 깰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협상력 제고차원에서 미국이 최소한 성의를 보여주지 않으면 판을 흔들고 얘기할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해 한미훈련을 용인하지만, 최소한 규모를 줄이거나 성격을 변화시켜달라는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히 전향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지속되고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지속 언급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결국 군사적 위협 해소와 신뢰 구축인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체제존엄을 건드리는 인권문제가 의제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은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를 통보하면서 남한을 겨냥한 듯하면서도 미국을 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식 화법을 고수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면서도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우리 측사단의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문제와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한반도 정세가 안정기로 진입하면 한미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 실장이 소개한 바 있다.

‘중국 변수’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차례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라고 제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쌍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해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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