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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남북회담 취소’에도 북미정상회담 준비…“강화된 핵사찰 위한 절차 구체화중”
-백악관 대책회의 갖고 北의도 분석…“살펴보겠다”
-美,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핵사찰 및 반출 절차 구체화…보상단계 마련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전격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를 검증하기 위한 모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가 북미 정상회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은 현지시각 15일 오후 2시(한국시각 16일 오전 3시)경 북한이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6일 예정된 남북 고위급 회담 중지조치를 발표하자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등 유관부처 관계자들을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회담 중지와 관련한) 한국 언론보도를 알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이 밝힌 내용에 대해 별도로 살펴보겠다.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조율해나가겠다”고 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으로부터 입장 변화를) 통보 받은 게 없다”면서 “우리는 (북미정상) 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표명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또 “우리는 그동안 그들(북한)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보아왔다”며 “지난주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들이 풀려났고, 그들(북한)은 비핵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좋은 신호들이다. 모든 상황을 살펴보기 전까지 앞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실제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헤럴드경제 DB]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비핵화 및 체제보장 정책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드레아 톰슨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14~18일 일정으로 공식 핵보유 5개국(P5)에 해당하는 프랑스와 영국 출장에 나섰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15~17일 부시 행정부가 지난 2003년 마련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합의문 발의 15주년 고위급 회의 및 운영전문가그룸 회의가 개최된다. 미국 소식통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더라도이행과정에서 북한의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제재 조치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영국과 프랑스가 P5국가인 만큼, 북한의 핵물질을 반출할 때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협력수준과 비핵화 이행과정에서의 협력방안 등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핵시설 신고→핵시설ㆍ물질 특별사찰→핵시설 폐기ㆍ불능화→핵물질 반출 등의 비핵화 단계별로 시나리오를 구축해 이행가능 여부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체제보장을 위한 미국의 경제지원책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포린폴리시(FP)는 이날 미 외교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의 대북식량지원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백악관 NSC 대변인은 FP에 해당보도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으면서도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압박 정책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세금’이 아닌 민간기업의 투자유치를 통해 북한에 대한 비핵화 보상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도 “우리에게서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남북고위급 회담 취소선언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미관계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사유로 언급한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은 한미 공군이 함께 진행하는 연합공중훈련이다. 더구나 훈련에 투입되는 전투기로는 F-22스텔스 전투기, B-52 장거리 폭격기 등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이 포함됐다.

발표시각도 우리시각으로는 새벽, 미국시각으로는 오후 시간대를 노려 발표했다. 오는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선중앙통신도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이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한국과 미국 군대는 현재 ‘2018 독수리(FE) 훈련’과 ‘2018 맥스선더 훈련’을 포함한 연례순환 한미 춘계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런 방어훈련은 한미동맹의 정례적 일상의 한 부분으로, 군사준비태세의 기초를 유지하기 위한 연례훈련 프로그램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훈련의 목적은 한미동맹이 한국을 방어할 능력을 제고하고

준비태세와 상호운영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라며 “이들 연합훈련의 방어적 본질은 수십 년간 매우 분명해 왔고 변하지 않아 왔다”고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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