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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ㆍ볼턴, 北 으르고 달래고…‘굿캅ㆍ배드캅’ 전략
-북미정상회담 한달 남기고 협상력 극대화 차원
-대북 ‘슈퍼매파’ 볼턴, 수위 누그러뜨려 눈길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 대북정책의 두 축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을 상대로 으르고 달래는 역할을 뚜렷하게 나눠 수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세기의 만남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한달 남짓 남겨두고 미국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대의 압박’과 ‘최대의 보상’이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담판을 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리더십에 따른 두 핵심참모의 의도된 역할 분담이라 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폼페이오 “김정은, 복잡한 문제 다룰 능력 있어”=북한을 두 차례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당근을 맡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에 동의했다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하면 미국의 민간투자가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CBS방송 인터뷰에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데 동의한다면 대북제재를 해제하겠다”며 “북한은 농업 장비와 기술, 에너지가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인데, 김 위원장은 미국 기업인과 모험가, 자본 공급자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이들과 이들이 가져올 자본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한미외교장관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경제회복을 위해 실시했던 ‘마션플랜’과 같은 대규모 경제지원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2차례 만난 김 위원장에 대해 “협상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북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성취하려 하는지도 안다”면서 “대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복잡한 문제도 다룰 능력이 있다”고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슈퍼매파’ 볼턴, 북미협상 문턱 높이기=반면 볼턴 보좌관은 채찍을 들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핵화 절차가 완전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기 원하고, 불가역적인 것”이라면서 “그것이 보상 혜택이 흘러들어가기 전에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라며 북한의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가 완료돼야 경제적 보상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비핵화의 범위에 대해서도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뿐 아니라 남북이 1992년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 포기까지 넓혔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핵과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생물ㆍ화학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도 포함할 것이라며 대북압박 강도를 높였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미일정상회담에서 요청한 일본인 납북자문제와 함께 북한 억류 한국인 문제 등 인권문제도 북미정상회담에서 제기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외교소식통은 14일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굿캅’(착한 경찰), ‘배드캅’(나쁜 경찰) 역할을 나눠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다만 볼턴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백악관에 들어간 이후 대북강경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북미협상 문턱을 높이면서도 북한이 불가역적 핵폐기에 나설 경우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하는 등 ‘슈퍼매파’로 불리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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