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문점 카드’ 배제로 급부상
中 외교가 “평양개최 가능성 열려있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싱가포르 개최가 유력해지는 상황이다. 당초 한국은 판문점을, 북한과 중국은 평양을, 미국은 싱가포르 등 제3국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추진했는데 미국측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장소 확정 발표 전까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란 전망도 나온다.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 두명을 인용해 미국 정부 관리들이 북미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있다는 설명도 보탰다. 폭스뉴스 역시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관련해 “우리는 시기를 정했고 회담 장소를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가 유력지로 떠오른 것은 북미정상회담이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닥칠 정치적 후폭풍 등을 고려한 미국 행정부 관료들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보다 ‘중립적’인 제3국이 최적이란 설명이다. 경호와 안전성, 교통과 이동의 편의성, 취재환경 측면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데다 북한에서도 비교적 가깝다. 과거에도 분쟁 국가 정상 회담이 열린 적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구체적인 장소로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이 유력 후보지다. 이 곳은 아시아안보회의와 양안 정상회의가 열린 바 있어 이미 보안과 의전 인프라가 검증된 곳으로 평가된다. 외부 출입자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센토사 섬의 센토사 호텔도 후보지다. 다만 중국 외교가에선 여전히 평양 개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 측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 방북했을 때 평양 개최를 재차 요청했고, 미국의 대량살상무기(WMD) 폐기 요구를 북한이 일부 수용하면서 평양이 후보지가 될 가능성도 아직은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3명의 신사들(억류자)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이를 들으며 매우 기뻐했고,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은 놀라울 만큼 도움이 돼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만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나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상은 세계를 위한 승리”라며 “그것이 내가 원하는 유일한 상”이라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