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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트럼프에 번번이 ‘굴욕’…이란진출 자국기업 살리기 안간힘
기후협약ㆍ철강관세 등 佛ㆍ獨 요구 ‘퇴짜’
주이스라엘 美 대사관 문제 해결도 실패
이란핵협정 유지 마크롱 나섰지만 ‘물거품’
EU, 美에 대이란 제재 면제 촉구 방침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파리기후협약과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등의 사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해온 유럽이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선언으로 또 한번 기습을 당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마르켈 독일 총리가 전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려 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유럽의 요구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번번히 거절당하는 양상이다. 외신은 ‘유럽의 굴욕’으로 표현했다. 그 가운데 유럽 각국은 이란에 진출한 각국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미국에 ‘읍소’하는 등 안간힘이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굴욕을 당한 유럽이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며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연안 동맹국들의 핵심 사안에 대해 마음을 바꾸도록 설득하려 애쓰며 회유하고, 논쟁하고, 간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제공=EPA연합뉴스]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 핵협정에 당사국으로 참여한 영국, 프랑스, 독일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이란 핵협정을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면서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이란의 핵협정 준수를 기대한다며 그 대신 유럽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 면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통화를 나눴다. 이후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성명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모든 차원에서 이란 핵협정을 계속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이 핵협정 유지를 위해 애쓰는 데에는 이란과 사업을 하는 자국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유럽 기업들은 지난 2015년 핵협정 타결 후 빠르게 이란 시장에 투자했다. 독일의 다임러와 프랑스의 PSA 푸조 시트로엥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판매를 위해 이란 파트너와 제휴했다. 독일 지멘스는 기관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프랑스의 토탈은 근해 천연가스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럽 최대의 항공ㆍ방산업체 에어버스는 이란항공에 여객기 1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핵협정 탈퇴와 함께 대이란 경제 제재 복원을 명령하면서 이들 기업은 이란과 거래를 끊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서 유럽 기업들을 면제해 줄 것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이란과의 사업을 보호하고 미 달러화 거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ㆍ영국ㆍ독일 외무장관은 오는 14일 이란 정부 인사들을 만나 유럽 기업 보호 대책 등 미국의 핵협정 탈퇴 이후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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