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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팔도 사투리 프로포즈 알면 ‘전국구’ 사랑꾼?


[헤럴드경제 TAPAS = 김상수 기자] ‘니 얼굴 와이리 이뿌노 깔롱직인다 직이. 내 모심이 이추룩 뛰엄신디 어떵하지. 써글놈은 인자 잊아블고 멋진놈 맹글자.’

해석본, ‘너 정말 예쁘다. 정말 예뻐. 내 마음이 이렇게 두근거리는데 어떡하지. 지나간 사람은 이제 잊고 멋진 나랑 만나자.’

차례대로 경상도, 제주도, 전라도 사투리다. 번역본 없이 3문장을 모두 완벽 이해했다면 당신은 진정한 ‘전국구’ 사랑꾼. 디자인업체 역서사소는 사투리를 전면에 내세운 문구 디자인업체다. 사투리의 완벽 변신. 사투리를 마치 놀림 대상으로 여기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사투리도 당당한 경쟁력. 김효미ㆍ김진아 역서사소 대표를 인터뷰해 사투리 활용법 및 목표를 물었다. 



■역서사소란 이름이 독특하다

“처음 접한 분들은 무슨 역 이름이냐고 묻기도 한다. ‘여기서 사세요’란 순 전라도 사투리다. 전라도분들은 보시면 바로 이해하시더라. 말로 하는 사투리를 글로 표기하면 좀 더 색다르다. 다른 지역분들도 설명을 들으면 이해하시더라.”


■ 왜 사투리? 

“처음부터 딱히 사투리를 활용하려 했던 건 아녔다. 우리만의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픈 생각이었는데,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른 업체보다 우리가 잘하는 게 다름 아닌 사투리란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가거나 사람들과 얘기할 때마다 ‘왜 이렇게 사투리를 많이 써요’란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말 하지마’, ‘도대체 뭔 말이야’ 이런 얘기들. 그래서 아예 한번 제대로 사투리를 디자인화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반응 좋은 제품은 무엇인지?

“처음엔 고백 엽서로 시작했다. 사투리로 고백하는 문구를 적어놓은 엽서다. 이게 반응이 좋고, 요즘엔 달력이 가장 많이 팔린다. 올해까지 3년 정도 같은 형식으로 매년 하는데, 뜻에도 관심을 기울여주고 고객들이 좋아해 준다.” 


■사투리를 어떻게 배웠나?

“지역별로 사투리 관련 저서나 연구자료가 있다. 그걸 우선적으로 참고하고, 최근에는 소설 ‘태백산맥’도 자세히 보고 있다. 태백산맥에는 전국 각 지역 출신의 인물이 사투리를 쓰면서 등장하다보니 전국 사투리가 글로 잘 정리돼 있다. 태백산맥이 사투리를 연구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전국 사투리를 다 활용할 계획인지?

“현재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사투리를 활용한 제품까진 출시했고, 충청도나 강원도 등 다른 지역의 사투리 제품으로도 확대하려고 한다. 그런데 처음엔 좀 가볍게 시작했다면 이젠 더 조심스럽게 공부하게 되더라. 다른 지역 사투리의 경우 진짜 사투리가 맞는지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향후 목표가 있다면?

“사투리를 너무 가볍게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역서사소의 목표가 ‘세상을 바꾸는 사투리(세ㆍ바ㆍ사)’ 캠페인이다. 지역감정을 완화하고 화합을 장을 만드는 데에 사투리가 좋은 매개체가 되리라 믿는다. 사투리를 각 지역의 관광상품 소재로도 개발할 수 있다. 사실 사투리는 억양이 중요하다. 글로는 다 사투리를 담을 수 없으니 ‘사투리 스피커’와 같은 제품도 개발해보고 싶다.” 



참고로,역서사소가 고백 엽서에 표기하고 있는 경상도,제주도, 전라도 사투리 고백 중 일부를 정리해본다. 나와 고향이 다른 연인에게 부부에게 친구에게 한번 써보시라고.

‘마 니만 생각카믄 진짜 돌아삐긋다’, ‘우짜면 좋노 쪼매난기 심장을 때리쌌네’, ‘나가 글로 갈라이까 꼼짝말고 그 있으라 아랐나’

‘넌 촘말로 귀하고 곱딱한 보물이우다’, ‘나 이녁 소못 소랑 헴수다’, ‘느영나영 두리둥실 소랑호게’

‘맨 나가 당신만 생각난디 뭐땀시 근다요’, ‘니만 생각하믄 내맴이 겁나 거시기해’, ‘요라고 보고있음 시롱도 겁나게 보고잡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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