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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과 세번째 만나는 김상조…이번엔 채찍 대신 당근(?)
- 10대그룹으로 만남 확대
- 애로 사항 경청에 무게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오는 10일 취임 이후 세번째 이뤄지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10대 그룹과의 만남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만남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취임 이후 일관되게 지배구조 개편 등을 압박해온 김 위원장의 발언 수위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은 작년 6월 취임 직후 삼성ㆍ현대차ㆍSKㆍLG 그룹과 회동했고, 이후 11월에는 현대차ㆍSKㆍLGㆍ롯데 그룹 경영진을 만난 바 있다. 


이번에는 5대 그룹 간담회를 10대 그룹까지 확대한 것으로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두차례 만남이 정부의 재벌 개혁방향을 설명한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각 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도 지난달 ‘2018 아시아미래기업포럼’ 기조연설에서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을 만나자고 한 것은 숙제 검사가 아니라 기업인이 느끼는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정부의 고민도 이야기하는 등 정부와 재계가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는 김 위원장은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순환출자를 사실상 해소했다. 재벌들의 불합리한 소유ㆍ지배구조를 자발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이른바 ‘김상조 효과’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환출자고리는 현재 6개집단에서 41개 고리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집단 지정 당시 282개의 고리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 취임 1년 만에 약 85%가 해소된 셈이다.

특히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경우 작년 5월1일 8개 집단이 93개 고리를 보유했지만, 현재 4개 집단에서 10개만 남게 됐다. 남은 고리도 연내 모두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김상조 위원장의 강공 드라이브에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과 만난 자리에서는 “명분만 갖고 규제를 만드는 것은 초법적”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앞서 지난 1일 공정위원회가 삼성전자와 롯데그룹, 네이버의 총수로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회장, 이해진 전 의장을 각각 지명한 것도 일종의 압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총수를 변경한 것은 1987년 이후 30년 만이다. 총수가 변경되면 지배력에는 영향이 없지만 계열사가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규제 위반시 총수가 법적 책임 당사자가 된다.

이처럼 재벌개혁 강경일변도를 보였던 김 위원장이지만 최근에는 일정부분 변화도 감지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대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에 명쾌한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엘리엇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및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순환 출자고리를 끊는 대신 현대차그룹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자 “금산분리법을 고려하지 않은 제안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엘리엇의 뒷심을 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5대 그룹 중심이던 과거 두차례와 달리 10대 그룹으로 확대됐고 취임 1년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는 기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듣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삼성에서 윤부근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고, 정진행 현대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하현회 LG그룹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조현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법무팀장(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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