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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할상장한 삼성전자 반등할까
-첫날 개인 거래대금 6배↑…거래비중은 절반 넘어
-거래 정지기간 반도체지수ㆍ남북경협 분위기가 주가 끌어내려
-“펀더멘탈ㆍ수급 따라 반등은 시간문제”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삼성전자가 액면분할 상장 첫날 눈에 띄게 증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서면서 약세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초기 하락세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라며, 기업 기초여건(펀더멘탈)과 수급에 따라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0분의 1 액면분할에 따른 3일 간의 거래정지 후 거래 첫날인 지난 4일 2.1% 떨어지며 5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개인의 삼성전자 거래대금은 1조1690억원으로, 분할 전(일평균 2052억원)의 약 6배로 늘었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247억원이었는데, 이중 개인의 비중은 28.3%에 불과했다. 그러나 액면분할 후인 4일에는 삼성전자 거래대금(2조780억원) 중 개인 비중이 56.3%로 절반을 넘었고, 외국인(22.5%)과 기관(20.4%)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효과로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이날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655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처럼 기록적인 ‘사자’에 나선 개인에 비해 기관은 4일 하루 5916억원어치를 쏟아냈고 외국인도 538억원어치를 팔아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 첫날 삼성전자의 하락이 거래정지 기간 동안 시장을 휩쓴 남북 정상회담 이슈와 반도체 업황 불활실성 확대에 따라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분할상장 직전 252만원에서 265만원으로 상승한 상태에서 마감한 데 비해 거래정지 기간 동안에는 해외 반도체지수가 하락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거래정지 기간에 맞춰 시장 분위기에 변동이 있었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시장을 휩쓸면서 시장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경협주로 분산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펀더멘탈과 수급에 따라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은 이어졌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저평가 상태이지만, 최대 실적 달성과 화끈한 주주환원 정책,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량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삼성전자를 과소평가할 이유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개인 주주의 진입이 용이해지고 외국인 비중이 작아지면, 지배구조에 대한 위험도 낮아진다”며 “무리한 지배구조 변경이 불가능한 현재 상황에서 액면분할은 최선의 선택이다. 앞으로 균형 잡힌 수급이 불확실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올해 영업이익이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주가는 그만큼 탄력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실적 부분은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기보다 하방을 지지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한편 100만원 이상 주가에서 액면분할했던 SK텔레콤과 아모레퍼시픽을 살펴보면 두 기업은 모두 액면분할 후 주가가 올랐다. SK텔레콤은 2000년 4월 10대 1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공시일부터 거래 정지일까지 시가총액은 12% 늘었고 재상장 후에도 1개월 동안 주가가 22% 올랐다. 아모레퍼시픽도 2015년 5월 10대 1로 액면을 분할했다. 공시 후 거래정지까지 시총이 35% 증가했고, 재상장 후 1개월 동안 주가는 6% 상승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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