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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강아지 살린’ 택배기사 “멍들고 다쳤지만…해야할 일 했을 뿐”
-강아지 살린 택시기사 온라인서 눈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앞에는 주인을 잃은 강아지가 ‘덩그러니’ 남아 있다. 강아지 목의 줄은 엘리베이터 안쪽으로 쭉 뻗어 있었다.

6일 배달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담당 최재일(47) 기사는 “뭔가 이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앞의 강아지가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목줄을 들고 있던 주인이 개가 타지 않은 것을 인지하지 않은 채 목줄을 들고 올라갔고,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가며 강아지도 덩달아 끌려 올아가기 시작했다.

최 기사는 깜짝 놀랐다. 배달하던 짐을 내려놓고, 양손에 강아지 목줄을 부여잡았다. 온 힘과 체중을 더해 힘껏 잡아당겼다. 강하지를 구하기 위해서다.

온라인에 공개된 최재일 기사의 강아지 구출 영상. [보배드림 갈무리]

다행히 강아지 목줄은 끊어졌고, 줄을 잡고 있던 최 기사는 그 자리에서 엎어졌다. 엉덩이와 왼쪽 팔에는 타박상을 입었고, 줄을 잡고 있던 장갑은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찢어졌다.

그는 “강아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경비 아저씨는 업무 때문에 아파트 현관 밖에 있었기 떄문에 내가 강아지를 구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 층에는 멀찌감치 걸어오던 우체국 택배 기사와 그 둘밖에 없었다. 황급히 달려온 우체국 택배기사는 생사의 위기에서 놀라 있는 강아지를 챙겼다.

최 씨의 이같은 활약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인스티즈 등에 지난 3일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강아지 살린 CJ 택배기사님’이라는 제목으로 24초 분량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 속에서는 강아지의 목줄을 쥔 노년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 택배 기사가 밖으로 나와서 옆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모습이 담겼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목줄을 쥔 여성은 엘리베이터에탔지만 강아지는 엘리베이터 앞에 남아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올라가며 강아지가 발버둥치자 기사는 줄을 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게시글을 올린 누리꾼은 “택배기사님이 소리치면서 목줄을 끊고 넘어져 팔꿈치를 다쳤다”면서 “한 생명을 구하신 기사님께 감사한다. 강아지도 무사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이후 최 기사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강아지를 구하고, 위층에 올라가 강아지 주인이신 할머니를 만났다”면서 “할머니가 울고 계시는데, 강아지는 무사하니 내려가서 항아지를 챙기시라 전했다”고 했다.

강아지 주인은 최 기사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도로 한복판을 갑자기 굴러온 유모차를 차량으로 막아 아이를 구한 택배기사의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이씨는 아이를 구한 공로를 인정받았고, 지난 2일 동대문경찰서로부터 ‘선한 시민상’을 받았다.

택배기사 이재황씨는 “아이가 타 있는 상태에서 유모차만 굴러오고 있었다”면서 “차를 세우지 않으면 일차로까지 굴러가서 다칠 수 있을 것 같아 차량 앞바퀴 쪽으로 유모차를 막아서 세웠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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