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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3 지방선거 르포-대구] 대구, 20대 무당층이 34%…고소득층은 한국당 선호 여전
20대 투표 유도가 판세에 큰 변수
민주, 文대통령 지지율업고 기대감
3040은 친여…중년은 친야성향 뚜렷


6ㆍ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달 남짓 앞둔 대구는 차분했다. 동대구역 인근 고층 빌딩에 걸려있는 몇몇 예비후보의 현수막만이 선거를 앞두고 있음을 말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는 이번 시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의 권영진 현 시장에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후보, 바른미래당 김형기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며 3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대구 지역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2%에 육박, 최고치를 찍으면서 젊은층의 투표 성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세대ㆍ연령대에 맞춘 선거운동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치적 무관심 20대, 투표장으로 나올까=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20대 초반은 선거에 관심이 없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였다. 한국갤럽이 4월 23~26일 실시한 정당지지도 조사결과를 보면(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대 무당층은 3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김모(24)씨는 “친구들을 만나면 정치, 선거 얘기는 평소에도 안 하는 편이다. 대선이나 총선 때는 관심이 있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투표장에 가더라도 당이나 후보의 성향을 보고 찍을 것”이라며 정책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20대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과제라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반응이다. 오수연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간사는 “20, 30대 젊은층이 한국당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문제는 이들이 중도 지지층으로 옮겨와야 하는데, 투표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민이다”고 호소했다.

▶친여 성향의 3040…계층에 따른 지지당 차이도=반면 30~40대는 친여 성향을 띠고 있다. 동구에 거주하며 성서공단으로 이른 출근길에 나선 김동준(39)씨는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은 배제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정책에서 확실한 차별화가 안 되고, 또 일일이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후보 경력이나 인물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부산ㆍ울산ㆍ경남(PK)과 비교했을 때 40대는 아직 완전히 민주당으로 안 넘어온 것으로 본다”면서 “3040에서 한국당을 기피하는 성향이 커졌다. 현직 프리미엄을 극복하는 게 관건인데, 대구에서 처음 경선을 치르면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연령대라도 계층에 따른 투표 성향의 차이는 분명하다. 실제 대구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지지가 높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한 여성(36)은 “전체적인 선거 분위기를 보고 투표하겠지만 지금 시장이 무난하다고 평가한다”며 “현 정부가 잘 사는 사람들을 압박하는 정책을 하는 것 같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 정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묻지마 투표’ 여전한 중년층=한국당의 전통 지지층인 중년층은 여당이 공략할 수 없는 ‘난공불락’이다. 퇴직 후 5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서우섭(63)씨는 “현 정부 들어서 대구가 소외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면서 “대안은 없지만 한국당으로 찍지 않을까 싶다. 결국 투표날에는 당을 보고 찍게 되더라”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칠성시장에서 과일 상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대형마트가 들어오면서 재래시장이 다 죽었다. 장사하는 사람들 지원해준다는 사람을 뽑아야지”라며 “누가 당 보고 찍나. 공약 보고 찍어야지”라고 말했다.

강진석 한국당 대구시당 대외협력팀장은 “지역에서는 결국 정당 싸움이다. 국정농단 이후 한국당에서 마음이 돌아선 시민들이 많지만, 시간이 약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비후보 등록한 것을 보면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은 당선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젊은층이 많이 등록했다”며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던 게 관행이었는데, 이제 50대 이하의 젊은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구=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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