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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물? 애물단지될 수도”…외면 받는 ING생명
금융지주, 자본축소 부담 커
주주들도 배당 ’반토막‘ 우려
우량하지만 비싸 장기화될듯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ING생명 매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인수후보들은 “부담이 너무 크다”며 선뜻 나서지 않고, ING생명 일반 주주들도 매각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신한지주는 지난달께 배타적 실사 및 협상권(Exclusive right)이 만료됐지만, 인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신한지주가 이 권리를 갖고 있어 KB 등 여타 금융지주보다 협상에서 유리했었다. 일각에서는 KB와 하나가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지만, 사실 해당 금융지주의 반응은 오히려 싸늘하다. 신한지주가 우선권을 포기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ING생명의 비싼 몸값 외에 은행권의 자본건전성 기준인 바젤3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바젤3는 금융지주가 보험사에 투자하면 보통주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자본비율에서 공제한다. 2조원이 넘을 ING생명 경영권을 인수하면 공제되는 자본 규모도 커진다. KB금융은 지난해 KB손보 지분을 추가 취득할 때 이미 한도를 넘어섰다. 신한지주도 한도가 채 1조원이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금융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하려면 자본을 더 늘려야 한다. 주주들에게는 부담이다.

ING생명 주주들도 매각에 시큰둥하다. 금융지주사에 인수되면 50%가 넘는 ING생명의 배당 성향이 훼손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KB금융 23.15%, 신한지주 23.56%, 하나금융 22.53% 등 20%대이다. ING생명이 어디로 가든 배당성향은 절반 이하로 깎일 가능성이 크다.

지배주주인 MBK파트너스도 이미 투자금액 1조8000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기업공개(IPO)와 배당 등으로 회수했다. 최근에는 ING생명 보유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는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먼저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다. 매각 장기화에 대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올 연말로 예정된 ‘ING’ 브랜드 사용권 만료에 대비한 준비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6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3만6000원선까지 떨어졌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젤3 규제의 부담으로 잠재 인수자로 꼽히는 금융지주사들이 (ING생명 인수 계약에) 높은 가격을 써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ING생명 매각 이슈는 초장기 국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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