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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 해변 땅값 1000만원↑..젠트리피케이션 ‘눈물’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속초 해변 땅값은 3.3㎡ 당 1000만원. 웬만한 서울 지역 땅값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지난 3년전보다 두배가량 확 올랐다. 이젠 부동산 광풍은 토지에서 아파트, 건물로 번지고있다. 외지인들이 부동산에 돈을 맡겨놓는 ‘묻지마 매수’도 성행한다고 한 부동산 업자가 전했다. 제2의 제주도 투기 광풍이 강원 속초에서 또다시 재현되고있다. 시내 곳곳에는 임대와 분양, 토지매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 3년 전 3.3㎡당 500만원 대이던 해변지역 땅값은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1000만원을 호가한다. 

[사진=속초시의원 출마한 무소속 김재부의원(36)]

설악산과 오징어로 대표되는 ‘힐링’ 속초시의 ‘관광도시+어촌’이미지는 사라지고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투기광풍 1번지가 그자리를 채웠다.

조용했던 속초 땅값은 서울∼양양간 고속도로가 발표되면서 꿈뜰댔다.

앞다퉈 대형 브랜드를 내세운 아파트 시행업자와 건설업자들이 몰려왔다. 부동산 광풍의 서막이 시작됐다. 이들은 바닷가 조망 땅을 우선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제시한 땅값은 주민들이 생각한 상상속 금액 이상이었다. 한 예로 부동산 업자가 평당 1000만원 호가를 제시할때 원주민들은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조차 분별조차 어려웠다”고 했다.

주민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하는 높은 땅값에 속속 무너졌다. 평생 자리를 지켜온 그자리엔 지금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분양 대기중이다. 외지인들의 세컨하우스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해변 토지는 외지인들의 투기 1순위다.

속초의 화두는 ‘투기 광풍’이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땅값부터 얘기를 꺼낸다. 한 주민은 “어제 해변가도 아닌 땅이 평당 300만원에 나왔는데 서울사람이 바로 나타나 계약하자고 하니 400만원으로 금새올랐다”며 “원래 땅 주인도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으로 지들끼리 땅을 샀다가 되팔고, 값올리고 난리친다”고 말했다. 치솟는 땅값이 동반한 갈등은 매각을 거절한 원주민과 매각을 결정한 원주민  틈사이를 파고들었다. 원주민 간 갈등도 심각하다.

일부 원주민들은 아파트 허가를 해준 속초시를 원망하기도 한다. 박모씨(61)는 “갑자기 아파트 분양이 크게 늘면서 물부족 현상이 심화돼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고, 삶의 터전이 부동산 광풍으로 신음하고있는데 아파트 허가는 계속 진행됐다”고 원망했다. 일부 주민들은 “국세청에서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조사를 해야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원주민들은 하나둘씩 속초를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있다. 인구 8만2145명(2016년 통계기준)이 살고있는 작은 강원도 어촌 도시에 불어닥친 부동산 열풍은 사그러질 조짐을 보이지않고있다. 해변가를 따라 시작한 부동산 열풍은 속초를 넘어 고성 간성 등 북쪽으로 ‘전선’을 확대중이다.

저소득자인 원주민은 떠나고 고소득자가 유입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ㆍ둥지 내몰림)도 진행중이다. 주민 교체 현상이다. 원주민들은 뿌리를 유지하기가 전보다 힘들어졌다. 토지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임대료로 상승중이다. 폭등한 땅값과는 달리 장사는 생각처럼 되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서울∼양양간 고속도로 건설로 소위 ‘당일치기’가 되면서 숙박업소도 울상이다. 뛴 부동산 가격에 맞춰 각 금융기관들은 앞 다퉈 대출한도를 늘려주면서 대출 한도를 높힌 원주민들은 이젠 가계부채에 신음하고있다.

김재부 속초시의원 후보(무소속ㆍ36)는 “고공 상승하는 토지와 임대료 상승, 식수난,쓰레기 증가 문제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고향을 지켜온 원주민들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마저 일어나고있다”고 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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