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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호텔까지 알아봤던 美, 돌연 판문점 검토…왜?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정치적 상징성 부각 의도
-CNN “文대통령, 北김정은에 북미회담 판문점 개최 설득”
-靑 “평화 이정표 세우는 의미 있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연 미국 대통령’

‘최초로 남북 군사분계선 앞에 선 미국 대통령’

‘한반도 분단의 상징 앞에서 북한과 평화를 외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개최하면 얻을 수 있는 수식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돌연 판문점을 북미 정상회담 후보로 거론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다시 판문점에 쏠리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어 무하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또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의 집, 자유의 집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며 “내가 그곳에 대해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실제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그곳’에 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인 지난 3월 9일 이후 판문점에서의 회담 개최를 제안해왔다. 그러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실무진들은 이해관계가 얽힌 판문점에서의 북미 회담 개최는 부적절하다며 싱가포르와 몽골, 스위스 등 제 3국에서의 개최를 추천했다. 이 때문에 판문점은 당초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판문점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전 세계로 생중계된 남북 정상회담이 시사한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판문점을 거론한 것을 두고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는 판문점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판문점은 북측지역이 아니라면서 “(한미 정상통화 당시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트위터에는 ‘representative’(대표적인), ‘important’(중요한), ‘lasting’(지속가능한)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통화 때는 ‘symbolic’(상징적인) 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비핵화 합의에 이를 경우 회담의 ‘상징성’을 높이기 위해 판문점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는 싱가포르가 유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정상회담 태스크포스(TF)는 싱가포르 측에 F호텔과 S호텔 등 5성급 호텔 숙박여부와 보안사항, 아울러 프레스센터 개설여부 등에 대해 협의를 나누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안지원을 위해 현장답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정상회담 TF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의 조건으로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화려하게 부각시킬 장소’를 중요하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정치적 행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만 모호하게 언급된 판문점 선언이 나왔을 때도 백악관에 정통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전제로 봤을 때 북한의 비핵화 담론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도 입장이 바뀔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판문점에서 이미 한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기 때문에 인프라나 보안상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시간적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당초 판문점이 후보지에서 제외된 이유였던 당사국 및 주변국 간 이해관계에 대한 검토를 백악관 NSC 차원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의 극적인 만남 장면 연출로 시각적으로도 큰 임팩트를 불러일으켰던 남북정상회담에 열광했다는 점, 김 위원장이 장거리 이동에 현실적 제약이 있는 점 등이 ‘판문점 카드’ 재고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게 의미가 크다는 문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했으며, 이같은 입장을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계기 북미 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를 적극 중매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모른다. 확인해줄 수 없는 정보”했지만,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들에 대해 각 장ㆍ단점을 얘기했으며, 판문점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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