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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 톡톡] 藥만 팔아 못살아요…제약업계는 新영토확장 중
-의약품사업 정체…타분야서 토털헬스케어 꿈꿔
-업계, 화장품ㆍ건기식 등 영역넓히기에 잰걸음
-유한, 유한필리아ㆍ뷰오리진 브랜드 설립
-동국, 프리미엄 코스메슈티컬 ’테라톡스‘ 론칭
-일각 “자칫 제약사 본연 역할 소홀해질 수 있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제약사들이 의약품 사업을 넘어 타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의약품 시장이 정체를 빚으면서 다른 쪽으로의 ‘영토확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성장 중인 코스메슈티컬과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진출하는 제약사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토털헬스케어 기업을 꿈꾸는 제약사들의 전략으로 보이지만 자칫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의약품 개발이라는 제약사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는 샛길로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심잡기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사진=제약업체들이 의약품 시장이 정체를 보이자, 코스메슈티컬과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확보키 위한 것이다. 이런 흐름에 제약사 본연의 역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약 관련 이미지.]

업계 1위 ‘유한양행’ 화장품ㆍ건기식 브랜드 론칭=제약사들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분야로는 화장품 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대표적이다. 의약품 사업으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장 쉽게 접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제약사가 이 두 분야에 진출한 것은 이미 몇년 전부터 일이지만 최근 업계 1위 유한양행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유한은 최근 두 분야 진출을 위한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다.

유한은 지난해 5월 ‘유한필리아’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어 12월 베이비스파 브랜드 ‘리틀마마’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 진출을 알렸다. 현재 주요 백화점과 로드샵 등 30여곳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고 온라인몰에서도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유한필리아는 곧 프리미엄 분유 제품도 도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또 유한은 최근 프리미엄 건기식 브랜드 ‘뉴오리진’을 론칭하고 신세계백화점에 정식 입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대형 쇼핑몰에는 건기식 코너와 이 식품을 활용한 레스토랑도 문을 열었다.

유한 관계자는 “뉴오리진은 본질을 잃어가는 식품에 대해 반성하고 식품의 오리진을 다시 찾아 식품을 식품답게 만들어낸 유한양행의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라며 “홍삼군, 녹용군, 루테인, 칼라하리 사막소금 등 기존 건강기능식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동국ㆍ대웅ㆍ 종근당ㆍ동구바이오 등도 사업 확장=유한을 비롯한 상위 제약사 대부분도 화장품 사업과 건기식 사업 등에 활발하게 진출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동국제약이 대표적이다. 2015년 더마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 24’를 선보인 동국은 상처치료 연고인 마데카솔 성분을 활용한 ‘마데카 크림’을 출시 1년만에 200만개를 판매했다. 이에 힘입어 동국의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은 600억원을 돌파했다. 동국은 최근 프리미엄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테라톡스’를 론칭하고 오는 3일부터 홈쇼핑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대웅은 2016년 자회사인 ‘디엔컴퍼니’를 통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이지듀’를 선보이고 있다. 이지듀에는 대웅의 특허 기술인 상피세포성장인자(EGF)가 함유돼 피부 재생과 주름 완화, 피부 탄력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웅에 따르면 이지듀 시리즈는 이미 2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종근당은 지난해 안티에이징에 초점을 맞춘 ‘비타브리드 듀얼세럼’을 출시했고 계열사 종근당건강도 화장품 브랜드 ‘벨라수’를 론칭했다. 비타브리드는 홈쇼핑에서 매진을 기록하는 등 반응이 좋은 편이다.

피부과 처방 전문 제약사 동구바이오제약은 셀블룸 론칭으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가세했다. 셀블룸 역시 고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체 지방 유래 줄기세포 추출 기술과 천연 추출 성분이 결합한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화약품의 경우 해외공략부터 나서고 있다. 뷰티 브랜드 ‘활명’은 활명수의 생약성분을 선별해 만든 제품으로 지난해 미국, 캐나다 등 백화점에 입점하며 해외 소비자부터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출은 이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2012년 320억달러(34조원)에서 지난해 470억달러(50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국내 시장도 5000억원까지 커졌다.

건강기능식품 분야도 마찬가지다. 유한을 비롯한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건기식 브랜드를 갖고 있을 만큼 건기식 사업에 대한 제약사들의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7039억원에서 지난해 3조 8155억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 제약사 본연 역할 소홀할 수도=이처럼 제약사들이 의약품 사업이 아닌 다른 영역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의약품 사업이 침체기까지는 아니지만 갈수록 신약개발은 어려워지고 제네릭에만 의존해서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른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통해 제약사는 토털 헬스케어 기업의 길을 꿈꿀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화장품, 식품 등에서도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신뢰가 축적돼 있다”며 “이런 점을 바탕으로 토털 헬스케어를 지향하는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화장품, 건기식 등 타 사업 영역에 새로 진출하면서 제약사의 중심이 의약품이 아닌 다른 분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사업하는 분야다보니 마케팅, 인력 등이 집중되다 보면 제약사 본연의 사업인 의약품 사업이 소홀해질 수 있다”며 “결국 이런 타 영역은 의약품 사업을 뒷받침하는 정도여야지 이 사업들 때문에 의약품 개발이 후순위로 밀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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