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냉면 청와대 식당 메뉴에 오를 듯… “시작의 시작을 했을 뿐” 발언엔 진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 27일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첫 청와대 참모진 회동인 30일 대통령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은 웃으며 “누가 시킨 거냐?”고 말했고, 청와대 참모진들은 ‘자발적인 것’이라고 화답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번주 청와대 식당 메뉴로 ‘평양냉면’을 검토해 달라고 이병도 총무비서관에게 주문했다. 평양냉면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최고의 음식으로 떠올랐고, 정상회담 당일 이후 국내 평양냉면 집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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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이 30일 오후 대통령수석보과조과관 회의에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일동 기립해 축하 박수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1분께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대통령수석보좌관 회의에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모진 일동은 자동 기립해 환호와 박수를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 환호와 박수는 약 10초정도 지속됐고, 문 대통령은 참모진들에게 “누가 시킨 거에요?”라고 물었다. 참모진들은 일제히 ‘자발적인 것’이라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머쓱해하며 “네, 하여튼 뭐 기분은 좋네요”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서는 ‘평양냉면’이 단연 화두였다. 평양냉면은 지난 27일 정상회담 당일 최고의 히트 음식으로 기록됐다. 평양 옥류관에 설치돼 있는 제면기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옮겨다 놓고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던 사연이 담긴 음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유의 농담도 평양 냉면을 유쾌하게 기억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지난 27일 오전 첫 공식 면담에서 김 위원장은 “평양 냉면을 멀리서 가져...”라고 말했다가 혼잣말로 “멀리서 왔다고 하면 안되겠구나”고 말해 환담장 분위기가 크게 밝아지기도 했다.
평양냉면은 여러가지 정상회담과 관련된 사연에 얽히며 27일 만찬장 최고의 음식으로 등극했고, 이후 냉면으로 유명한 국내 일부 음식점에는 긴 줄을 서야만 평양냉면을 먹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평양냉면을 만든 옥류관 수석 요리사는 정상회담 만찬장에 오른 평양냉면이 ‘최고의 맛’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아쉬워 했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평양냉면은 가마솥 두께만 달라져도 최종 맛에 영향이 있는 예민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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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대통령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에 뒤따르는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
화기 애애했던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 시작 분위기와는 달리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이날 회의를 이어나갔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그야말로 시작을 시작했을 뿐이다”는 발언에는 청와대 참모진들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가셨다.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했다는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도 이날 회의 분위기에 겹쳐졌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확정된 사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도 당부 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여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다”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추진하고,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전 조사 연구부터 시작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정한 남북합의서 체결 비준 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 주시기 바란다. 정치적 절차가 아니라 법률적 절차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며 “다만 국회의 동의 여부가 또다시 새로운 정쟁거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감안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잘 협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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