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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남자들 잡은 손에 세계가 주목했다”…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면?
文-金, ‘깜짝월경’…외신 ‘상징적’, ‘정치적 성숙’ 평가
트럼프-마크롱 ‘스킨십’…‘이란핵’ 두고 묘한 긴장
손을 먼저 잡아 끈 트럼프와 김정은 만남 예정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양이든 동양이든 성인남자끼리 손을 잡고 걷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서로 마주보고 ‘악수’하는 정도가 손을 이용한 가장 흔한 인사법이자 ‘스킨십’이다. 더구나 언론에 공개되는 정상 외교석상에서는 손을 잡고누구를 이끌거나 나란히 걷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그런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국제무대에서 단 며칠간 두 남성의 정상이 손을 잡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모두 의미심장한 ‘정치적 배경’을 갖는 ‘상징적이고 전략적인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으로 ‘깜짝 월경’에 나선 데 외신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두 정상이 손을 잡고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것과 관련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한 ‘상징적인 움직임’이자, 젊은 북한 지도자의 ‘치밀함’이 드러난 장면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EPA 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8분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 사이 군사분계선(MDL)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이 손짓으로 안내하며 김 위원장을 이끌자 김 위원장은 MDL을 넘어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깜짝 제안’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손으로 북측 지역을 가리키며 함께 넘어가자는 듯한 제안을 했다. 문 대통령이 즉시 응하지 않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북쪽으로 이끌었다. 두 정상은 약 10초간 북측에서 머무른 뒤 다시 손을 잡고서 MDL 남측으로 넘어왔다.

청와대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한에) 넘어갈 수 있겠냐”고 묻자 김 위원장이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말하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양측 수행원은 물론 취재진들은 잠시 ‘긴장모드’에 돌입했지만, 이를 기점으로 정상회담 분위기가 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상징적인 행위였다”고 설명했다. ABC뉴스는 짧은 순간 두 정상이 남북의 땅을 모두 밟는 장면이 연출됐다며 “해외에서 우스꽝스럽게 희화화됐던 젊은 지도자는 상당한 부담이 있는 이벤트 속에서도 치밀함을 드러냈다”고 했다.

나란히 손을 잡은 두 정상의 ‘신체적 표현’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두 정상간의 주요 의제 중에선 이란 핵합의 문제가 있었다. 두 정상의 의견이 달랐고, 마크롱 대통령의 방미 기간 내내 ‘긴장’의 이유가 됐다. 미-불 정상간의 우호적인 제스처는 양국간 이견차를 좁히고 국제사회에 우애를 과시하면서도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손을 잡은 일 뿐 아니라 빈번하게 카메라에 포착된 볼인사 키스나 친밀한 어루만짐 등도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지도자 간의 신체적 언어는 더 넓은 관계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남북, 미불 정상이 각각 손을 잡은 장면 속에 숨은 의미도 주목된다.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김위원장이 문대통령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미불정상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끌고 앞서 갔고 마크롱 대통령이 뒤따랐다. 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두 정상은 5월 말~6월 초 만난다. 누가 먼저 손을 내밀고, 누가 손을 이끌까.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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