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전세계 기대가 크다”
金 위원장 “평화·번영 새 역사 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28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손을 맞잡았다. 한반도 비핵화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인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서다. 두 정상이 당초 예정보다 2분가량 일찍 만난 것은 그만큼 양측의 절박함이 커서다. 북한은 ‘정상국가’가 되기를, 남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도달코자 하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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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 땅을 밟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에서 내려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로 건너온 김 위원장을 군사분계선 위에서 만나 첫 악수를 나눴다. 남북 정상이 MDL에서 조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북한 최고 지도자가 한국 땅을 밟는 것 역시 최초다. 사진은 군사분계선을 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연합뉴스] |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 15분 평화의집 회담장에서 마주 앉았다. 문 대통령은 “통 큰 대화를 통한 합의”를 제안했고, 김위원장도 “수시로 만나 마음을 합치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사상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전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내는 데 김 위원장이 용단을 내려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 속에서 100m를 걸어왔다. 이 자리에서 평화·번영 관계가 새로운 역사로 쓰여지는 출발점에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으로 현안문제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며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날 첫 만남에는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도 있었다. 군사분계선 남측에서 사진을 찍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측으로 넘어가자는 자세를 취했고, 이에 호응한 문 대통령은 잠깐 북으로 월경했다가 사진을 찍은 다음 남측으로 다시 넘어왔다.
북한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앞선 두차례의 정상회담 때엔 평양이 회담 장소였다. 김 위원장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함께 남한을 방문한 것도 의미가 크다. 두명의 ‘백두혈통’이 같은 날 남한 땅을 함께 밟았다는 의미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면서 근접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 육·해·공군의 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통 의장대의 호위무사들에 둘러쌓여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이 이동하는 동안 양쪽에선 호위무사들이 장방형 모양을 이뤘다.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국군의장대 사열은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육·해·공군 의장대가 지휘자의 ‘받들어 총’ 구령에 맞춰 총을 비스듬히 위로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의장대 사열이 진행되는 동안 4성곡과 봉안곡이 연주됐다. 이날 시전된 의장대 사열은 정상외교 때 선보이는 대표적인 의전행사다.
판문점 공동취재단ㆍ홍석희 기자/h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