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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폭 늘어난 北 최고위급 인사들…北 수행인사 보면 세부의제 읽힌다
-남측 7명, 북측 9명 핵심 실세 정상회담 공식 수행
-외교, 국방, 체육 등 교류 활성화 시사

[헤럴드경제=김수한ㆍ문재연 기자]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남북 공식 수행원이 각각 7명과 9명으로 발표되면서 이날 정상회담의 핵심 이슈와 주요 의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북측 공식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이다.

남측 공식 수행원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동참모의장 등 7명이다.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 [사진제공=연합뉴스]

눈에 띄는 점은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에 양측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및 군 최고사령관급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과거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는 외교부 장관과 군 최고사령관급이 참석하지 않았다.

리수용 부위원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북한 외교가의 실세로 꼽힌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때도 동행했다. 남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수행한다. 남북 외교 수장들의 이번 회담 수행은 과거 정상회담과 이번 회담을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측 외교사령탑인 외교부 장관과 외무상 등은 동석하지 않았다. 우리 헌법상 원칙적으로 남북은 2개의 다른 나라가 아니어서 외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남측 7명, 북측 9명 핵심 실세 정상회담 공식 수행=하지만 이번 회담에는 남북 외교계 핵심 실세들이 이례적으로 모두 참가한다.

외교부와 북측 외무부는 북핵폐기 및 동결 관련 주무부처다.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 및 향후 관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리수용은 국제사회에서의 북핵 대응 논리를 주로 맡고, 리용호 외무상은 북미 대화와 대미 전략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두 인사의 동반 수행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관련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외교계 핵심실세인 두 사람의 동행은 이번 회담에서 특정 수준의 비핵화 관련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리수용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북한 외교 사령탑인 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 겸 당 국제부장을 맡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외무상을 역임한 리수용 위원장은 북한 외교라인의 핵심 실세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에게 외교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김정일 시대 숨은 실세였던 리명제 전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로 평양외국어대에서 영어를 전공, 영국과 아일랜드 대사를 지냈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2010년 외무성 부장으로 승진, 6자 회담 수석 대표를 맡기도 했다.

북측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 남측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의 동행이 주는 의미도 크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합참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이 회담에 배석한 적은 없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 군대의 군령권(작전권)을 가진 총사령관격인 합참의장과 총참모장, 군정권(군 인사권)을 가진 국방부 장관과 인민무력상의 배석 자체가 굉장한 의미 있는 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외교, 국방, 체육 등 교류 활성화 시사=이 때문에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를 꾀할 수 있는 군사적 신뢰조치가 이번 회담에서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미 있는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도출될 경우, 현재와 같은 군사 대결 구도를 허무는 시작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높다.

리명수는 북한 군사작전 지휘의 수장 역할을 하는 인물로, 비무장지대(DMZ) 비무장화를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박영식은 우리 국방부에 해당하는 군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사실상 남북 재래식 무기 감축 및 DMZ 상호 불가침 원칙을 수립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리명수가 올 정도면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이나 재래식 병력의 감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실천하지 못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의 ‘공동어로구역ㆍ평화수역 설정’ 합의 복원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방남했단 최휘의 동행도 눈에 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 체육교류의 부활이 기대된다”며 “경평축구대항전 부활과 제100회 전국체전에서의 평양시 참가 등에 대한 논의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평축구 대항전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양대 도시인 경성과 평양을 대표하는 경성 축구단과 평양 축구단이 장소를 번갈아 벌였던 친선 축구 경기로, 1929년 첫 경기가 시작됐다가 1946년 대회를 끝으로 분단과 함께 중단됐다.

앞서 이달초 우리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경평축구 부활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장관은 김영철에게 거듭 경평축구의 부활을 제안했고, 김영철은 이에 ‘좋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내년에 서울에서 열릴 ‘제 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의 참가를 제안한 바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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