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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정상회담 D-1] 극비 사항 ‘세부의제’… 北 참여 인사 보면 읽힌다
-北총참모장까지 방남
-비핵화 합의,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도
-DMZ 비무장화ㆍ서해 공동수역 지정 추진하나
-‘최휘’도 동행…남북 체육교류사업 부활 가능성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베일에 싸인 남북 정상회담 세부의제의 윤곽이 북측 공식 수행원의 공개로 드러났다. 특히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에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포함돼 북한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26일 고양시 킨텍스 남북 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포함된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 9명을 공개했다. 이중 리수용과 리용호는 북한 외교분야의 핵심실세로 꼽힌다. 리수용과 리용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중 때도 동행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에서 각측의 외교사령탑인 외교부 장관과 외무상 등은 수행원에서 배제돼왔다. 헌법 상 남북은 두 개의 다른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대외관계를 관리하는 외교수장이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우리 쪽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리수용과 리용호가 수행원으로 나서게 됐다. 이는 오는 남북 정상회담이 5월말~6월초 개최될 북미 정상회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와 북측 외무부는 북핵폐기 및 동결에 대한 주무부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 및 향후관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리수용과 리용호 모두 북한 외교핵심 인사이지만, 역할은 각각 다르다”며 “리수용이 국제사회에서의 북핵 레토릭을 다룬다면, 리용호는 북미 대화 및 대미전략을 짜는 협상가이다. 두 인사의 동행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특정 수준의 비핵화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리수용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북한 외교 사령탑인 당 중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 겸 당 국제부장을 맡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권 초기부터 외무상을 역임한 리수용 위원장은 북한 외교라인의 핵심 실세로도 평가된다. 김 위원장에게 외교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리용호는 김정일 시대 숨은 실세였던 리명제 전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로 평양외국어대에서 영어를 전공, 영국과 아일랜드 대사를 지냈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2010년 외무성 부장으로 승진한 리용호는 6자 회담 수석 대표를 맡기도 했다.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의 동행이 주는 의미도 크다. 리명수는 북한의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데에 있어 수장역할을 하는 인물로, 비무장지대(DMZ) 비무장화를 구체적으로 이행하도록 실현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박영식은 우리 국방부에 해당하는 군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사실상 남북 재래식 무기 감축 및 DMZ 상호 불가침 원칙을 수립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리명수가 올 정도면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이나 재래식 병력의 감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실천하지 못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의 ‘공동어로구역ㆍ평화수역 설정’ 합의 복원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방남했단 최휘의 동행도 눈에 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 체육교류의 부활이 기대된다”며 “경평축구대항전 부활과 제100회 전국체전에서의 평양시 참가 등에 대한 논의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평축구 대항전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양대 도시인 경성과 평양을 대표하는 경성 축구단과 평양 축구단이 장소를 번갈아 벌였던 친선 축구 경기로, 1929년 첫 경기가 시작됐다가 1946년 대회를 끝으로 분단과 함께 중단됐다.

앞서 이달초 우리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경평축구 부활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장관은 김영철에게 거듭 경평축구의 부활을 제안했고, 김영철은 이에 ‘좋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내년에 서울에서 열릴 ‘제 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의 참가를 제안한 바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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