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비행기에서 해충이 나왔다면 탑승객들은 황당하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운항 중 탑승객이 기내식판에서 바퀴벌레가 기어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알려왔음에도 대한항공 측은 이 같은 사실을 검역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보도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은 두 달 전인 지난 2월 17일 태국 방콕발 인천공항행 대한항공 ‘KE 654’편에서 일어났다.
비즈니스석에서 식사를 하던 A(40)씨 부부는 트레이 위를 지나가는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휴지로 바퀴벌레를 잡은 다음 승무원을 불러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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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ㆍ연합뉴스] |
이후 승무원들은 문제의 휴지를 들고 갔으며 10분쯤 뒤 사무장이 자리로 찾아와 사과했다. 이어 회사에 보고하겠으며, 방역 절차도 규정대로 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해당 매체가 취재한 결과, 대한항공 측은 해당 비행기에 대해 보건상태 신고서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기재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내 검역법에 따르면 기내에서 해충이 발견될 경우 해당 항공사는 비행기 착륙 30분 전에 신고해야 하는 ‘항공기 보건상태 신고서’에 이런 사실을 기재해야 함에도 이를 행하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고 못박았다.
또한 기내 바퀴벌레 출몰과 검역신고 누락에 대해 인천공항검역소와 항공업계, 대한항공 측의 의견도 함께 실었다.
인천공항검역소는 “바퀴벌레가 발견된 건 매우 드문 일로, 대한항공이 기본적인 검역 절차를 밟지 않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위반사항에 대해 엄격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항공업계는 문제가 된 비행기가 고급 기종인 ‘A380’기로, 운항 스케줄이 빡빡해 대한항공이 운항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고 일부러 신고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 측은 ‘해당 비행기에 대해 사건 당일 인천공항에서 자체 방역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힌 것과 ‘규정을 잘 몰라 검역소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사고 이후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아무런 피드백도 없었으며, 전화 항의에 ‘방역 관련 증명은 내부 문서라 공개할 수 없다. 보상으로 A380 모형비행기를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피해 탑승객 A씨의 주장도 함께 실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총체적 부실’ ‘근본 해결 없이 장난감으로 무마? 직원 대응도 문제’ ‘방역 요구에 입막음용 모형비행기라니…’ ‘규정을 잘 몰라 신고 못했다니 이해가 안 됨’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해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철저한 조사와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최근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과 탈세 의혹 등으로 연일 뉴스라인을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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