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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정상회담 선거 영향있나?…“지지율, 회담시점 모두 과거와 달라, 큰 영향”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남북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한 달여 뒤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4년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열리고 있으며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도 과거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치러져 과거와는 달리 정상회담이 선거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00년 4월 10일,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를 사흘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이 금년 2000년 6월 12일부터 6월 1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는 남북 합의서가 발표됐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를 신북풍(新北風)으로 규정하고 바람을 막는데 주력했다. 이회창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총재는 “선거를 불과 3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하는 정권은 유사이래 없었다”면서 “이 정권은 선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흘 뒤 치러진 선거에서는 야권의 우려, 여권의 기대와 달리 한나라당이 112석, 새천년민주당 96석, 자유민주연합이 12석으로 보수 야권이 승리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이해 8월 8일 정부는 8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8월 28일부터 30일 사흘 동안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수해로 요청을 연기하고 정상회담은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치러졌다. 대선을 불과 두 달 남기고서였다. 하지만, 여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불과 26.1%의 득표율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완패한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도 선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

40여일 뒤 치러지는 6ㆍ13 지방선거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번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과거와 다르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권 초기에 치러지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50%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야당에 분명히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과거 정상회담과 이번 정상회담은 판이하게 다르다”며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것은 남북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상회담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상징적인 정상회담이었다. 이번에는 남북의 실질적인 문제인. 평화협정체결, 북핵문제, 이런 것을 포함고 있다. 어젠다를 가진 남북회담이라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역시 “노무현 대통령 때의 정상회담은 임기말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그 이후에 대한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반면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의 임기를 4년이나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입장에서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여당에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선거가 아직 40여일 남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남북정상회담 이슈로만 선거를 승리할 것일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드루킹 등의 이슈가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린다.

권순정 리얼미터 여론조사분석 실장은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여의 지지율은 대략 50%대 20%정도“라며 ”특히 대통령 지지율은 진보 성향의 유권자나, 보수 성향의 유권자나 다 오르고 있다. 여기에다 남북정상회담이 치러질 경우 정부여당에 플러스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 역시 “남북정상회담은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드루킹 사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등 모든 이슈가 남북정상회담에 묻혀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상회담 결과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후광 효과가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전개 상황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의 후광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드루킹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특검이 진행되고, 청와대까지 수사하겠다고 쎄게 치고 나갈경우 남은 기간동안 상황이 바뀔 수 있다. 특히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사퇴하는 상황이 나오거나 추가적인 정치인들이 나오면 드루킹 사건이 남북정상회담을 삼킬 수 있다”며 “국민은 외치보다 내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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