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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11년 만이다…우리가 기억하는 북한은?


[헤럴드경제 TAPAS = 김상수 기자]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은 대통령이 됐다. 최초이지만 이제 곧 더 많은 사람이 여길 오갈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11년이 흘렀다. 2000년 벽을 넘고, 2007년 선을 넘었던 남과 북. 11년 만의 재회 뒤엔 무엇을 넘어서게 될까. 그리고 우린 무엇을 넘어서길 바라고 있을까.


   40년 전 그리고 지금 



정확히 40년 전인 1978년. 만화 똘이장군이 등장한 때다. 당시 유년기를 보낸 4050세대가 기억하는 북한의 첫인상은 이 똘이장군으로 상징된다. 

이름도 낯선 이 만화의 스토리는 이렇다. 주인공 똘이는 북한군을 무찌르는 숲 속 장군이다. 북한군이 적으로 등장하는데 일단 사람이 아니다. 늑대, 불여우, 게다가 북한군의 수령은 돼지다. 영화 포스터 문구는 ‘힘내라 싸워라 부셔라 붉은 도당을’, 영화 제목 부제는 ‘제3땅굴편’이다. 


똘이장군으로부터 20년 뒤. 또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다. 11월부터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금강산, 북한 서커스 및 교예단 공연, 금강산 온천 등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여행 코스. 지금 세대로선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이다.

심지어 내 차를 갖고 북한 여행을 갈 수도 있었다. 2008년 3월 때다. 오전에 강원도 화진포 휴게소에 집결하면 서류 절차를 거친 뒤 내 차를 운전해 군사분계선을 통과, 오후에 금강산 호텔을 방문하는 식이다. 부모님 효도 관광 코스로 금강산이 각광받던 시절이었다. 남북정상회담도 이 즈음 열렸다. 
 
10년 전인 2008년, 정권 교체와 함께 남북 관계가 경직되고, 박왕자씨 피살사건까지 터지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8년. 이제 남북은 11년 만에 정상회담을 재개한다. 지금 우리가 인식하는 북한은 똘이장군이 무찔러야 할 짐승도 무조건 품어야 할 핏줄도 아니다. 김병조 국방대 교수의 ‘한국인의 통일의식 세대별 격차와 세대 내 분화’에 따르면, 신자유주의통일세대(현 22~37세)는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이미 아는 세대. 짐승으로도 핏줄로도 보지 않는다. 북한은 우리의 적일 수도 친구일 수도 있는 존재란 것이다. 


   2030세대는 무엇을 원할까


통일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의 봄 두 정상에게 바란다’는 주제로 2030세대의 정책제안을 받았다. 그 면면을 보면 2030세대의 북한상을 엿볼 수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철도를 통한 대륙 물류 연결 ▷통일을 앞세우기보다는 화합정책 추진 ▷역사문제 남북 공동 대응 등이다. 남북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정상회담을 실시간 생중계하고 양국 정상이 기념식수 행사를 하자는 등의 제안도 나왔다. 남북 교환학생 추진, 남북 합작 온라인 농축산물 온라인 쇼핑몰 운영 등도 있었다.

무작정 통일을 추진하거나 북한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실용적인 부분을 제안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대 2030이 바라보는 북한상이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물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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