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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경협 기대감에 미운오리 시멘트株가 살아날까
- 시멘트 단가 오르면 ‘실적株’로 부각될 것
- “멀리 내다본다면 해안사에 관심을”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실적 먹구름이 예상되던 시멘트주(株)들이 남북경제협력 기대감에 ‘함박웃음’이다. 남북경협 ‘테마주’에 머물지 않고 ‘실적주’로서 차별화되는 시멘트 기업 성장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고려시멘트 주가는 76.9% 증가했다. 현대시멘트와 삼표시멘트는 68.1%, 54.1% 증가했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역시 43.2%, 30.3%가량 주가가 올랐다. 지난 23일에는 삼표ㆍ고려ㆍ아세아시멘트가 모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연초만 해도 시멘트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는 양호하지 못했다. 올해 예정된 건설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19조 원으로 확정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사회간접자본 예산을 해마다 7.5%씩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도 시멘트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연탄 가격 상승이 부담이 크다. 유연탄은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 비용에 포함되는데, 시멘트 산업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산원가의 50%를 상회한다. 유연탄 가격은 지난 2016년 t당 69달러 수준이었으나 최근 108달러선까지 상승했다.

남북경제협력 기대감 덕분에 올초 양호하지 못했던 시멘트주 투자심리는 최근 회복 중이다. 북한과의 경제협력으로 대규모 토목사업이 가능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토목사업에서 시멘트 투입비중은 총 원가의 45%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향후 북한과의 사업 방향에 따라 토목사업 호재가 꾸준히 투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투심 회복을 발판으로 ‘실적 상승’까지 가시화돼야 시멘트 회사의 장기적인 주가 고공행진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시멘트 기업의 실적 상승을 위해 판매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시멘트 단가는 t당 7만5000원으로 정체된 반면, 원가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최근 변화된 시멘트 업계 구도는 실적 상승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가격 경쟁이 이전보다 완화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7%에서 19%대로 뛰어올라 쌍용양회(시장점유율 24%), 한일시멘트(22%)에 이어 3강 체제를 구축하면서 경쟁 구도가 약화된 상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시멘트 단가가 2%가량만 상승하면 지난해보다 시멘트 기업 이익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멘트 회사 가운데서도 연안에 시멘트 공장을 보유한 이른바 ‘해안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시멘트 공장 수준은 한국 시멘트 생산량의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며 “남북 경협 초기에는 내륙에 공장을 보유한 시멘트 회사보다 연안에 공장이 있는 해안사의 수혜가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운송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양호하지 못했던 시멘트 출하량이 4월 들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판매 가격 경쟁 완화와 시멘트 산업 구도 재편에 관심을 가진다면 남북경협 ‘테마성’ 투자로 인한 손실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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