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규모 국제 방산전시회 ‘디펜스 서비스 아시아 2018’에는 65개국 1250여개 방산업체가 참여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중소업체들도 첨단화된 개인 전투장비 등 다양한 방산 물품과 무기체계를 선보이며 동남아를 교두보로 세계 시장을 뚫기 위한 치열한 홍보와 상담에 나섰다.
지난 16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방산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중소 방산업체들이 한국관에서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
전시장 1층에 ‘한국관’을 마련한 국내 기업들은 올해 한화 등 대기업을 비롯해 24개사가 참가했다. 그 중 17개사가 중소기업이다.
2012년 10개사가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6년 사이에 2.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중소업체들도 매년 8~9회씩 해외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중 자사 제품 성격에 맞는 전시회를 선택해 치열한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국 중소업체들은 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가 중소기업의 해외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중소기업관에 부스를 차렸다.
참가 업체들 중 (주)그라운드는 대지에 매설이 필요없는 3세대 세계 최초의 디지털 낙뢰방호 접지장치를 출품했다. 자동차 창문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 LTS-BCW는 탈착하면 방탄가방으로 전환돼 이동이 용이하다.
방독면 제조업체인 (주)산청은 독자 전시관을 마련하고 한국 육군에서 전력화한 차세대 방독면인 K5의 수출형 K10을 전시하고 있다. K-10은 방탄 성능을 충족하며 넓은 시야를 보장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업체측은 설명했다. 또 방독면 중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기준에 부합하는 K3도 전시해 수요층을 넓혀다. K3는 이미 전세계 15개국 군경에 15만개 이상의 수출 실적을 갖고 있다.
(주)수옵틱스는 조준경과 조준기, (주)지슨은 도청탐지시스템을 전시하고 있다. 지슨의 도청탐지시스템은 세계에서 한국 등 3개국만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로 제작된 것으로, 광대역 저전력 통신 방식의 첨단 도청기들도 탐지할 수 있다.
(주)화인은 중소형 군경용 연안경비정과 다목적 보트를 전시하고 있다.
(주)디엔비는 이번 전시회에서 궤도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자동화재 감지 및 진압시스템 21대를 아랍에미리트(UAE)에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안상남 방위산업진흥회 부장은 “중소업체는 국제 전시회 현장에서 고객과 즉시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전시장을 찾는 이들과의 상담을 통해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더 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중소업체들은 전시장에 마련된 한국 중소기업관 부스가 협소하다는 애로사항을 방진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관의 1개 기업당 평균 전시면적이 좁아 제품을 제대로 전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안 부장은 “최근 들어 국제 전시회 참가를 원하는 중소업체들이 갑작스럽게 늘어나 한국관에 할당된 공간을 나눠쓸 수밖에 없었다”며 “차후로 공간을 늘려서 중소업체들이 제품 홍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진회는 해외 방산전시회에 참가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의 제품 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참가업체 전시물 운송비, 시장 개척 활동 시 임차 장비 설치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수출 경험이 없는 업체들을 위해 컨설팅과 통역 서비스 등도 지원한다.
방진회는 국내 방산업체를 회원사로 둔 비영리 순수 민간단체로 1976년 설립됐다. 정부가 지정한 90여 개 방산업체를 정회원사로 두고 있다. 방산 관련 업체와 용역기관 등 700여개 업체가 준회원사로 활동 중이다. 방진회는 해외 권역별로 열리는 방산전시회에 한국관과 중소기업관을 꾸며 국내 방산업체의 제품 홍보를 돕고 있다.
정부는 연간 30억달러 안팎인 국내 방산 수출액을 2020년까지 1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방산 수출액은 2014년 36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5년 35억4100만달러로 소폭 줄었고 2016년 25억4800만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는 31억9천만달러 규모로 다시 조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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