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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절의 게임 바둑도 못피한 ‘미투’…김성룡 9단 성폭행 의혹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바둑은 예절이 매우 중시되는 예도(禮道)의 게임이다. 이런 바둑계에서도 ‘미투’ 폭로가 터져 나와 실망을 안기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과거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인 피해자 A씨는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술이 많이 마셨고,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을 차려보니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놈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가 나를 강간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눈을 뜬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김성룡 9단(사진 오른쪽) [사진제공=OSEN]

또한 “일주일 뒤 김성룡이 술에 취해서 내가 사는 오피스텔 앞으로 찾아와 만나자고 했다. 몇 호인지도 물어봤다. 다행히 그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는 문을 잠갔는지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아침이 되어서야 잠을 잘 수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A씨는 “9년간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김성룡은 바둑계에 모든 일을 맡으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방송, 감독, 기원 홍보이사 등등. 나는 9년 동안 그 사람을 피해 다녔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요즘도 웃으며 인사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그 날의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이 글을 보고 내 마음이 어땠는지 느꼈으면 한다. 그리고 오늘 나의 아픈 얘기를 꺼내는 것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려주고 싶었고, 누구도 나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라며 글을 쓴 이유를 덧붙였다.

김성룡 9단은 미투 폭로 이후 잠적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김 9단은 재치 있는 바둑 해설로 바둑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현재 전 한국기원 홍보이사, 바둑도장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바둑계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인물이었던 만큼, 이번 폭로로 인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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