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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쿠자·죄수복·환자복…중고생 반T의 일탈
“학생들이 죄수복, 환자복, 일본 야쿠자 복장까지 입고 오니까 체육대회가 아니라 코스프레 경연장 같아요”

봄날 체육대회를 앞둔 중고등학교가 체육복으로 보기 힘든 괴상한 단체복의 등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순히 학창 시절 추억으로 허락하기엔 문제시될 부분이 많지만 학생들은 체육대회를 일탈이 허락된 1년 중 단 하루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근 중고등학교 체육대회는 반마다 따로 맞춘 형형색색 단체복이 장식한다. 일명 ‘반티(T)’로 불리지만 막상 디자인은 단순한 티셔츠가 아닌 경우가 많다. 포털에서 ‘반티’를 검색하면 ‘야쿠자 반티’, ’정신병원 반티’, ‘죄수복 반티’ 등 키워드로 판매 중인 각종 복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눈에 봐도 소매와 바짓단이 거추장스러워 체육복으로 적합하지 않지만 중고생들 일부는 이처럼 튀는 반티에 열광하고 있다. 잠옷, 일본 만화 주인공 복장, 콜라ㆍ핫도그 복장 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선 이같은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지도가 쉽지 않다.

고등학교 교사 손유주(28ㆍ가명) 씨는 “가장 많이 보는 게 잠옷, 죄수복, 환자복 등이고 일본 만화 주인공 복장도 많이들 입는다. 실용성 측면에서나 교육적으로나 부적합하다는 생각에 매년 학생들에게 다른 단체복은 어떻겠냐고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이라고 말한다.

현장에서 해당 복장들을 문제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범죄자, 환자 등 희화화 대상이 되는 것이 부적합한 대상을 단체복으로 선정해선 안 된다는 이유가 첫째로 꼽힌다. 죄수복, 야쿠자 복장은 범죄자를 희화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환자들에게 모욕이 될만한 환자복 역시 적절한 복장은 아니다. 체육대회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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