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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제약ㆍ바이오, 공매도 늪에서 발 빼나
-코스닥 공매도 제약ㆍ바이오 집중도, 3분의2 수준서 절반 이하로
-‘개발비 자산화 논란’에 주가 휘청…공매도 투자자들 ‘저가매수’ 뒤 상환
-공매도 잔고 비중 늘어난 기업도 많아…“옥석 가리기 필요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스닥 제약ㆍ바이오 종목의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가져온 글로벌 증시 조정, 최근 불거진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개발비 자산화 논란’ 등을 거치면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공매도(空賣渡)에 나섰던 기관ㆍ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공매도 주식을 다시 저가에 사들인 뒤 상환에 나서고 있는 것. 이같은 흐름은 시장에 ‘내릴 만큼 내렸다’라는 신호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을 낳는다. 다만, 종목별로는 오히려 공매도가 늘어난 경우도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자료=한국거래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닥 시장 전체 공매도 잔고에서 코스닥 주요 제약ㆍ바이오 종목들로 구성된 코스닥150생명기술 업종의 공매도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47.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1.5%)과 비교해 20%포인트 이상 감소한 것이다. 또 공매도 잔고 규모가 가장 컸던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직후 비중(55.6%)과 비교해도 약 8%포인트 준 것이다. 아울러 코스닥150생명기술 업종의 공매도 잔고가 해당 업종 시가총액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말 3.8%에서 2.8%로 감소했다. 업종 자체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물론, 전체 코스닥 시장 공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든 셈이다.

공매도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남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을 빌려 매도했으나 아직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주식의 규모는 ‘공매도 잔고’로 집계되는데, 이 금액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해당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리라는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이 비중이 줄어들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스닥 주요 제약ㆍ바이오 업종에 대한 주가 하락 기대감이 옅어진 배경에는 이들 업종의 ‘개발비 자산화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은 R&D 비용을 회계처리할 때 ‘무형자산’과 ‘비용’을 나눠 처리하는데,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면 회사 자산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힘든 상황인데도 비용을 자산화하는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무형자산화 현황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는 업종 전체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지난 13일 기준 코스닥150생명기술 업종 지수는 연초 고점 대비 10.8% 하락했다. 이처럼 주가가 내림세를 타자,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기관ㆍ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한 뒤 빌렸던 주식을 갚으며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종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오히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아진 종목들도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공매도 잔고가 지난해 말 4278억원에서 693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9%에서 최근 5.0%로 증가했다. 이밖에 신라젠, 제넥신, 메디포스트, 케어젠 등의 공매도 잔고 비중도 늘어났다.

반면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휴젤, 셀트리온제약, 코미팜의 경우 공매도 잔고 비중이 연초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들의 회계처리가 보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며 제약ㆍ바이오 업종 내에서 무형자산화 처리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라며 “다만 무형자산화 비중이 높다고 무조건 그 회사의 기업가치를 나쁘게 볼 수는 없다. 신약의 성공가능성을 기준으로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으며, 바이오시밀러나 보톡스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체, 이미 신약 개발에 성공항 경험이 있는 종목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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