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건설 현장이나 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군부대 등에서 많이 쓰는 일부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의 성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내년부터는 측정기에 대한 성능 인증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강병원(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중에 판매되는 광산란 방식의 간이측정기 16개(설치형 12개·거치형 4개) 제품을 대상으로 정확도 등을 시험했다.
간이측정기는 별도 설치가 필요한 설치형 측정기는 보통 50~100㎏정도 무게에 가격이 400만~1800만원 수준이고, 거치형 측정기는 무게가 3㎏ 안팎으로 가격은 80만~1300만원 정도이며 공중전화부스 등에 부착한다.
설치형 12개에 대한 시험 결과, 정확도 80% 이상이 3개, 70% 이상이 5개, 50~60% 이상이 3개, 50% 미만이 1개였다. 거치형의 경우 정확도 70% 이상은 1개뿐이었고, 50~60%가 3개였다.
특히, 가격이 1300만원으로 시험 대상 중 두 번째로 비싼 수입산 설치형 측정기는 정확도 48.3%로, 가격이 40만원에 불과한 국산 거치형 측정기(정확도 50.9%)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통상 정확도 70% 미만이면 측정기로서의 성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나 전문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더군다나 이번 조사 대상 측정기들은 나름대로 정확도가 높다고 알려진 것들로, 실제 판매되는 측정기는 이보다 훨씬 정확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두 의원은 지적했다.
이처럼 간이측정기의 성능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환경부는 올해 안에 등급 판정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국회 환노위는 지난달 법안소위를 열어 미세먼지특별법에 성능인증제를 포함하기로 했고, 두 의원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대기측정기지침을 토대로 정확도 80% 이상을 1등급, 70% 이상을 2등급, 50~70%를 3등급으로 구분한 등급 기준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달 중 미세먼지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제작·수입자는 환경부의 성능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다만 시민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센서형 측정기는 정확도가 대체로 50%를 밑돌아 성능인증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