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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날로그 손뜨개 네트워크의 뜨개 모자로 소아암 환우들에게 따뜻한 사랑 선사하다…니트러브 조성진 대표

[헤럴드 경제]최근 인스타,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뜨개(니트)가 옷보다 인테리어와 생활소품 DIY로 인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지금은 과거의 취미 혹은 직업 뜨개전문가(니터)들이 오프라인에서 사랑방을 만들어가는 것보다는, 인기 블로거를 중심으로 섬세하고 정교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대세다. 창업 자금 5백만 원으로 시작해, 타고난 영업기술로 10년 만에 뜨개용품 도매분야 1위에 올라 연매출 30억 원을 기록하며 ‘서민갑부’의 대열에 당당히 오른 니트러브의 조성진 대표는 이러한 니터들을 생활예술가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IMF 무렵 인형뽑기 가게 창업을 준비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때를 놓쳐 청계천 털실가게에서 일하게 된 계기로, 작은 털실가게를 열어 영업일을 했던 조 대표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온라인 시장을 예측하고, 유능한 니터들과 소통하며 2007년부터 손뜨개 네트워크를 개척해 왔다. 


조 대표는 직접 뜬 옷들을 자녀들에게 입히거나 주변에 선물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SNS의 사진과 친추한 이웃들과의 짧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소박하고 행복한 취미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트렌드도 옷, 목도리, 장갑, 양말에서 주방과 거실, 침실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니트 테디베어, 인형 옷과 소품까지 발전하고 있다. 니트러브는 다양한 뜨개바늘에서 털실, 부자재, 귀걸이 등의 장신구 뿐 아니라, 전국의 숨은 뜨개 고수들의 아름다운 도안을 채택하여 고객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패키지를 제작·판매하여 인기다. 조 대표는 니트러브에서 연 1회 수 천만 원의 상금을 걸고 공모전을 열어 도안을 모집하며, 입상한 도안 제작자는 소정의 수익을 받을 수 있어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프로 니터로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뜨개 실 영업과 니트러브까지 총 18년간의 경력을 거치면서 조 대표는 다음 해의 유행색을 예측해 니트 시장을 만들었던 전과 달리, 이제는 온라인 구매자들의 눈에 가장 예뻐 보이는 진회색(차콜)이 10년 넘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실을 가장 빠르고 다양하게 취급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잘 구사하며, 자체 제작을 비롯해 중국보다는 나염기술과 가성비가 좋은 터키에서 실을 수입해 경쟁력이 있는데다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라 시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국내 아동사망률 1위인 소아암의 현실이 안타까웠던 그는 ‘1865와인’과 함께 사랑의 빨간모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올해로 3회째 진행하고 있다. 

니터들이 인증번호를 받고 신청 키트를 받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모자를 만들어 보내는 비용을 지원하는 조 대표는 건당 2천 원씩의 기부금을 기업 차원에서 모아 소아암협회에 1,500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조 대표는 사옥 확장이전을 겸하여 2020-23년도 경 서울경기 지역, 제주에 뜨개박물관을 각각 오픈 준비 중이다. 뜨개는 마치 어학과도 같아 상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소통할수록 성장하기 때문에, 조 대표는 제주에서 여행프로그램과 연계해 해외 디자이너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해 한국 뜨개 고수들과 해외 프로 니트 아티스트들이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뜨개 문화를 다변화하여 독보적인 생존 전략을 만들어가는 조 대표는, 첨단 과학이 주류가 되는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과 힐링으로 승부하는 한국의 뜨개 문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명우 기자/ andyjung7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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