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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광문화재 연구소 김지상 대표, "나(我)를 내려놔야 진정한 불모(佛母)"

[헤럴드 경제]고려시대 회화로써 현재까지 남아있는 작품들 중에 무엇보다 우수한 그림은 단연코 고려의 화려하고 세련미 있는 불화들이다. 고려의 불화는 그 어느 시대의 불화보다도 뛰어나다 보니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한국 불화의 역사적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60여 점으로 13세기에서 14세기경에 그려진 것들이 대부분 일본과 유럽에 남아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고려불화의 역사적 가치를 연구하고 재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고려불화와 조선 불화를 연구 및 복원, 재현하는 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화광문화재 연구소(이하 화광연구소)의 김지상 대표다. 


어릴 때부터 동양화에 남다른 재주가 있었던 김지상 대표는 동방대학에서 불교미술을 전공, 만봉스님(중요무형문화재 48호) 문하생으로 불교미술의 길에 접어들었다. 당시에만 해도 불교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적어 불교미술은 ‘고생길’이라고 했지만 그는 불교 미술의 묘한 매력 때문에 붓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불화에 대한 열정을 간직한 김지상 대표는 2007년 그의 불모인생을 바꿀 획기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지인의 소개로 중국 북경 국가박물관 서화수복 연구원 시험을 통과, 한국인 최초로 중국 국가박물관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1년 동안 테스트를 했습니다. 국가박물관에 연구원으로 입사는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중요문화재 작업에 참여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참고 견딘 결과 중요문화재 복원에 참여하게 되었고 후에도 많은 일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는 국내 불교화단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불화를 포함한 불교 유물들의 수복 및 모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뛰어난 불화일지라도 세월을 견딜 수 없습니다. 결국 수장고에 묻히고 말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오래된 불화들의 보존을 위해 수복과 함께 이를 대처할 모사품을 제작합니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 스님이나 사찰에서는 유물 훼손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모사는 예술장르에 속할 만큼 인정을 해주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불교 작품 및 유물들을 대중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모사 전문가들을 활용해 모사품을 제작해야 합니다”라고 피력했다.

현재 전국 350여개의 사찰에서 복원 및 불화를 제작하고 있는 그는 불교문화 복원 및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한국문화재 기능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국토해양 환경을 위한 오늘의 작가전’에서 ‘나한도’로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지난 21일에는 문화재 수리복원을 해온 공로가 인정되어 문화재청장 표창장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브라질,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50회 이상 개인전시 및 그룹전시를 이어 오고 있다.

정명우 기자/ andyjung7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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