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유화학제품 중동이 대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중동, 브라질 등이 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슬그머니 미소 짓고 있다. 중국 업자들은 미국산 대두 대신 브라질산 대두로 눈을 돌리고, 유럽의 곡물 수입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잃은 미국산 대두 선점에 나서고 있다. 중동은 아시아 국가의 외면을 받을 미국산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할 준비에 한창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산과 경쟁관계였던 브라질산 대두는 최근 수혜를 맛보고 있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고관세를 우려한 중국 수입업체들이 브라질산 대두를 대량 사들이고 있어서다. 잭 스코빌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무역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며 “정치적 요소가 브라질산 대두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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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P연합뉴스] |
중국이 세계 대두 거래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인 것을 고려할 때, 미국 대두 수출업자들은 큰 손해를 보게된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산 대두는 최대 수입국 대신 유럽행을 택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6일 45만8000t에 달하는 미국산 대두를 공개할 수 없는 수입처에 대량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연합(EU) 곡물가공업체들이 이 수입처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지난 15년간 미국과 유럽 사이에 진행된 일회성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중동도 수혜를 누릴 준비에 분주한 상태다. 중국이 예고한대로 미국산 폴리에틸렌과 액화 프로판 등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기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제품 대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동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대미 관세가 현실화하면 플라스틱 원재료인 폴리에틸렌을 중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하는 중동이 한국과 함께 대중국 수출량을 늘릴 수 있다고 봤다. 액화 프로판도 중국이 미국의 3대 수입국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중동이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그 중에서도 최대 석유화학제품 수출국이자 미국과 적대적 관계인 이란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