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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무역전쟁] 中, 대화의 손 내밀며 “美 무역적자 주장은 적반하장”
“첨단과학 수출 제한 탓”…협상 포석 美압박
“美 보조금 때문에 중국 대두농가 불만 크다”
보복 행위 정당성 강조 속 WTO 제소도 준비
中학자 “강경태도, 국내 민족주의자 보듬기용”


중국이 미국에게 대화의 손을 내밀면서도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한 보복관세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협상의 판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이끌어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민족주의자들을 보듬기 위한 정략적 행보라는 논리도 있다.

상호보복전과 물밑협상이 교차되는 미국-중국간 무역전쟁 가운데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항구에 중국발콘테이너가 하역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왕셔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과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며 미국의 무역적자 주장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왕 부부장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무역은 양국 기업과 소비자의 수요가 선택한 결과다. 정부가 흑자와 적자를 조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국의 무역 불균형은 미국의 경제구조 문제에서 오는 것”이라며 “미국은 저축보다 투자와 소비가 많고 달러의 국제결제통화 역할 때문에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첨단과학산업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대중무역 적자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의 첨단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대상으로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즉각 대두 등 미국의 농축산물에 25%의 관세로 맞불을 놨다. 

중국 재정부 주광야오 부부장 [AP 연합뉴스]

중국 재정부 주광야오 부부장은 대두를 보복 관세의 타깃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 “미국산 대두는 중국 전체 대두 수입의 34.39%를 차지한다”면서 “미국의 보조금 정책 때문에 중국 대두 농가의 불만이 크다”고 밝혔다. 중국 농가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했다는 의미다.

주 부부장은 또 미국의 기술이전 강요 주장에 관해서는 “외국 기업에게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중국 법규는 없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반격으로 미국채 축소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원칙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채 최다 보유국이다.

주 부부장은 “중국이 보유한 3조달러의 외환보유고는 안전성과 유동성, 적당한 수익을 원칙으로 운용된다”면서 “시장 규율과 다원화 원칙에 따라 외환 보유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안보 예외 규정을 남용한 것이자 사실상 세이프가드에 해당한다면서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한편 이같은 중국이 강경 태도는 국내 민족주의자들을 보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산(中山)대 아태연구원 장위취안 부교수는 미국의 중국어신문 둬웨이왕에서 “실제 무역전쟁으로 번지긴 힘들 것”이라며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겅솽 외교부 대변인이나 추이카이톈 주미 중국 대사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강경한 태도는 거짓으로 보기 힘들다”면서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 부교수는 “중국 내 민족주의자들은 정부가 미국에 반박해 전쟁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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