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분산 가능성에 주도권 싸움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출마를 선언하고 한국당에서도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1여 2야 구도가 형성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중도보수 표를 놓고 경쟁을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양당은 당선을 놓고서도 다퉈야겠지만 향후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서도 양당은 물러 설 수 없는 싸움을 치르게 됐다. 이와함께 양당 모두 고정지지층이 있는 후보를 서울시장에 내세우면서 과거처럼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전략적투표’가 일어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방송법개정안 처리,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임명에 대해서 같은 목소리를 내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도 보수층 공략을 위한 것으로 특히 안 위원장이 4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들 표심 공략을 위한 양당간의 싸움은 치열해 질 전망이다.

지선 이후 정국 주도권 싸움을 놓고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됐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과거 선거에서는 2등이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야권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싸움이 되면서 2등이 굉장히 의미를 가지는 선거가 됐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불리는 서울시장에서 바른미래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압도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당은 제1야당의 의석수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무게중심은 바른미래당에 쏠리게 된다. 그 반대의 경우, 안 위원장과 바른미래당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전략적 투표도 관심사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모두 선거가 임박하면 중도보수 표가 자당으로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략적 투표가 일어날지는 아직은 물음표다. 전략적 투표는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이지만 현재같이 민주당의 지지율이 압도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투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역시 “전략적 투표는 박빙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행태”라며 “지금처럼 격차가 많은 선거에서 전략적 투표는 힘들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