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EU 철강 수출액 29억4000만 달러…美 수출액보다 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미국의 ‘철강 관세 폭탄’에서 벗어나며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유럽연합(EU)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를 시작하면서 철강업계가 다시금 긴장하고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지난달 26일 냉연강판, 열연후판, 전기강판, 도금강판 등 총 26개 품목의 수입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 조사를 벌여, 9개월 이내에 그 결과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거나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수입할당)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EU가 역외에서 들여온 철강 수입액 총 571억2000만유로 가운데 세이프가드 조사 대상 26개 품목 수입액은 212억유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이프가드 조사 대상 품목 중 우리나라가 수출한 철강은 11.3% 가량으로, 인도와 중국, 터키에 이어 4번째로 많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수출 철강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3억9000만유로(한화 약 3조1100억원), 달러로 29억4000만달러로 수준이다.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대상 금액인 27억9000만달러보다 많다.
한국이 EU에 수출하는 철강 대부분이 판재류인 만큼 세이프가드를 시행하면 판재류를 주로 수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철강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이 최근 협상에서 한국산 철강의 수입 물량을 제한하며 미국으로 수출할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유럽마저 무역장벽을 세울 경우 대체 시장을 찾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EU가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U는 이번 조사가 미국 철강 관세 여파로 제3국의 철강 제품이 EU로 몰려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달리 EU가 과도한 수입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이번 세이프가드 조사가 실제 어떤 조치를 하려는 게 아니라 앞으로 철강이 유럽에 쏟아지는 상황을 막고자 수출국에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진행될 공청회 참여와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해 정부 입장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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