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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리비아식도 3단계…선폐기 후보상 아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두고 청와대의 설명에 온도차가 생기고 있다. ‘리비아식 해법’에 대한 해석도 새롭게 내놨다. 일괄타결을 의미하는 ‘고르디우스의 매듭’부터 ‘리비아식은 북한에 적용이 어렵다’는 설명에 이어 이날은 ‘리비아식 해법’ 역시 여러 단계를 거친 뒤 완성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식 해법은 크게 3단계를 거쳤다. 이 단계들을 거치면서 미국의 보상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리비아에 대해 경제 제재를 완화했고, 이후 이익대표부를 설치했으며, 연락사무소를 격상한 다음 공식 수교를 맺고, 이후 미국과 리비아의 관계가 대사관계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리비아식이라는 방식은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한 폐기가 끝난 다음 보상이 이뤄진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유사 사례는 우크라이나, 이란, 남아공, 카자흐스탄 등도 있다. 서로가 가진 개념이 달라 대화가 생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CVID까지 간 다음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 리비아식이라고 한다면, 이를 북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지난 2003년 리비아는 국제 경제 제재 때문에 국가 지탱이 어려워지자 사실상 WMD(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완전한 폐기를 선언한 뒤,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사례로 자주 원용된다. 이 과정에서 리비아는 미국, 영국 당국과 3개월간의 비밀 협상을 벌였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설명한 ‘리비아식도 각 단계와 단계에 따른 보상이 있었다’는 설명은 이 비밀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오는 9일 임명 예정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사용하는 ‘리비아식 해법’과 청와대 관계자와의 ‘리비아식 해법’ 문구 사용에 따른 해석 격차는 향후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이견 격차로 드러날 공산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해석도 나온다. 존 볼턴 내정자는 최근 “북한이 리비아처럼 핵 포기를 하지 않겠다면 시간 벌기용 위장일 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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