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결선투표를 도입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특히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가 오는 4일로 예정되면서 민주당의 경선 흥행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광역당체장 후보 경선 시 결선투표제도를 전격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 차원의 정책토론회도 1차례 진행키로 했다. 당초 ‘조용하고 안정적인 선거’ 기조에서 돌아선 셈이다.
그동안 내부 경쟁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 지도부가 결선투표제라는 카드를 꺼낸 이유는 바람몰이 필요성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서 안 위원장의 출마로 경선을 통한 바람몰이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후보로 나오고, 자유한국당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출마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도 역동적인 경선을 준비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에 따라 3인 이상의 예비후보가 출마하는 서울ㆍ경기ㆍ인천ㆍ광주ㆍ전남 등에서 경선 판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지지율에서 열세인 후발주자들에게 반전의 기회가 생긴 만큼 경선 과정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후발 주자들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박영선 의원은 “사실상 선거는 오늘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본선 경쟁력은 확장성이 중요한데, 나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우상호 의원도 “당의 이번 결정은 지방선거 승리를 끌어내는 현명한 결단”이라며 “우리당 후보들과 아름다운 경쟁을 펼쳐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경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전해철 의원 측은 입장문에서 “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제 조속한 시일 내에 TV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다른 예비후보들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 측도 “결선투표와 후보검증 토론회 도입을 결정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라며 “경기도에서는 권역별 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실행 의지를 의심하기도 했다. 실제 민주당은 경남지사 후보에 김경수 의원을 단수추천했다. 전략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결선투표제 도입을 결정한 직후 나온 발표여서 민주당이 결선투표제를 실제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발표한 경선룰대로 컷오프 후 1차 경선에서 최종 후보가 판가름나면 굳이 결선투표까지 적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경선시행세칙’에서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는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최고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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