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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김정은, 치밀한 몸값 올리기
-北 최고지도자 이례적인 일정 예고 공개
-“내가 레드벨벳 보러 올지 관심 많은데…”

[헤럴드경제=평양공연공동취재단ㆍ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달라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손에는 핵, 다른 한손에는 탄도미사일을 들고 철저히 고립외교의 길을 걸었던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잇달아 파격적인 대외행보를 펼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일에는 일정까지 바꿔가며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이 펼쳐지는 동평양대극장을 찾아 ‘깜짝 관람’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ㆍ헤럴드경제DB]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4월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남측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하시였다”며 “‘4월초 정치일정이 복잡해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오늘 늦더라도 평양에 초청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보기 위하여 나왔다’고 하시면서 짧은 기간에 성의껏 훌륭한 공연을 준비해가지고 온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공연 관람 뒤 우리 출연자에게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며 “평양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걸그룹 이름을 거론한 것이나 자신의 일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달 30일에는 북한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얼어붙었던 북남관계가 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은 것은 전적으로 그 기회를 제공해주고 길을 열어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로”라며 IOC 위원장을 상대로 정상외교를 펼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외국사절단 접견은 손에 꼽을 정도에 그치고, 평양을 찾은 외국정상과도 만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국제기구 대표를 만난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은 작년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데 이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합의와 전격적인 열차 방문을 통한 북중정상회담까지 광폭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사이 국제무대에서 김 위원장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장 앞서 대북제재ㆍ압박에 열을 올렸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재팬 패싱’ 우려 속에 재일조선인총연합회를 통해 북일정상회담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프닝으로 드러났으나 러시아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 얘기가 흘러나왔던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이전과 다른 적극적인 대외행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등을 둘러싸고 결정적 분수령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분히 계산된 ‘몸값올리기’ 전술이란 분석이다.

대북소식통은 “북미정상회담이란 큰 승부를 앞두고 연이어 파격적인 행보를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의 충격을 주면서 협상력을 높임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의도적인 움직임이지만 미중ㆍ중일 패권경쟁 등 동북아정세를 활용하면서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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