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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 해역 우리 어선 누가, 왜 납치했나..정부 "예단 못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프리카 가나 인근 해역에서 우리 어선 마린711호가 누가, 왜 피랍했는지 사건 발생 6일이 경과하도록 관련 정보가 파악되지 않아 정부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6일 발생해 1일부로 6일째를 맞는다.

해당 수역에서 발생한 어선 납치사건은 단순 금품 강탈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석방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납치됐나?=마린711호는 한국 선사가 운영하는 500t 규모의 참치잡이 어선이다. 배에는 한국인 선장, 항해사, 기관사 등 한국인 3명과 가나 국적이 대부분인 선원 40여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문무대왕함 출항 장면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30분(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27일 오전 2시 30분) 나이지리아 해적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마린711호가 가나 인근 해역에서 납치됐다.

해적 9명은 마린 711호를 납치하기 전 그리스 선적 선박 2척을 탈취하려다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외국인 2명을 납치해 억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해적들은 마린711호 납치 직후 미리 잡아두고 있던 외국인들을 마린 711호에 태운 뒤 나이지리아 해역 쪽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추적중이던 나이지리아 해군 항공기의 경고를 받자 나이지리아와 베냉의 경계 해역에 우리 국민 3명과 그리스인 1명 등 외국인 2명을 하선시켜 자신들의 스피드보트에 옮겨 태워 달아났다. 선원들로부터 탈취한 금품, 노트북 컴퓨터 등도 가져갔다.

나이지리아 해군 함정 2척이 마린711호를 추적중이었지만, 해적들이 속도가 훨씬 빠른 스피드보트로 나이지리아 해역 밖으로 달아나면서 이들을 놓치고 말았다.

정부 당국자는 “해양 관할 관련 관행상 다른 수역으로 들어갈 땐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하기에 추격하던 나이지리아 해군 선박은 나이지리아 경계를 넘어서기 바로 직전 회항했다”고 전했다.

피랍된 마린 711호는 지난 28일 가나 테마항에 도착했고, 한국인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은 자유의 몸이 됐다.

▶누가, 왜 납치했나?=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즉시 해군 문무대왕함을 파견하고 경찰 영사를 보내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1일 현재까지 납치세력 측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의 안전 여부, 소재지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을 누가, 왜 납치했는지도 전혀 파악되지 않는 상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한다.

정부 당국자는 “사건 발생 해역에서 일어난 과거 사건들에 비춰 몸값 등을 요구하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 풀어줄 수도 있고, 몸값을 달라며 협상을 요구해올 수도 있다”며 “어느 쪽이라고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최근 3∼4개월간 가나 근해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들의 경우 해적들이 그 해역에서 잡힌 참치나 유류, 선원들의 금품 등을 탈취한 뒤 풀어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지난 1월 유조선이 납치 엿새만에 풀려난 경우가 있었고, 지난해 독일 선박 1척은 20일만에 풀려났다.

인도 선박 1척은 3만 달러의 석방대가를 요구받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외국민보호 담당 부처인 외교부는 지난 27일 피랍 국민의 신변안전 등을 이유로 최종 구출 시까지 엠바고(보도 유예)를 전제로 언론에 사건을 설명했다. 그러다 지난 31일 갑자기 보도자료를 내고 사건을 공개했다. 정부의 이런 대응 이면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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