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춘곤증, 쉼터가 없다 ②]휴게실 없는 남학생…“우린 어디 가서 쉬나요?”
-대학가 남학생 휴게공간 턱없이 부족
-도서관 소파 등 공개 공간서 쪽잠 ‘불편’
-일부 ‘아프다’ 거짓말 보건소 찾아 휴식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9일 오후 4시께. 서울시내 한 대학교 학생회관에 위치한 남학생 쉼터. 안마의자 4개와 5개 소파가 배치된 비치된 이곳 쉼터는 안마의자는 먼저온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어온 학생들은 단념하고 소파 하나씩을 차지하고 눕는다.

이날 이곳을 이용한 이 학교 학생 최모(22) 씨는 “점심시간에는 휴게시를 찾아오는 학생이 ‘박터질 정도’로 많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대학교 교내에 남학생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상당수 대학교 교내에 여학생들을 위한 휴식공간은 부족하나마 존재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남학생들을 위한 휴식공간은 전무한 경우가 많다.

이에 남학생들이 휴식을 취하러 가는 공간은 도서관과 같은 공개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도서관 내부 소파 공간은 쪽잠을 청하는 학생들로 항상 북적이고 있다. 올해초 대학을 졸업한 이정윤(27) 씨는 “자소서를 쓰다가 보면 머리가 멍해질 때가 있는데, 도서관 소파를 찾아가서 잠을 자곤 했다”며 “많은 친구들이 학교 소파에서 쪽잠을 자면서 피로를 푸는데, 도서관은 밝아서 잠이 잘 오지는 않는다”고 했다.

경기대학교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신관 내부 공간 일부를 매트리스 존으로 구성해놨는데, 많은 남학생들이 이곳에 웅크리고 누워 쪽잠을 청하곤 한다.
이 학교 학생 A 씨는 “매트리스에 웅크리고 누워서 자는 게 때론 부끄럽기도 하지만, 계속 자다보니 익숙해진 상황”이라며 “학교에 이렇게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몸이 아픈 학생을 위한 공간인 학내 보건소를 찾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재학생 강모(25) 씨도 피곤할 때는 학교 보건소를 활용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프지도 않은 상태에서 보건소 침대를 차지하는 데 양심의 가책을 받기도 하지만, 너무 피곤할 때는 그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며 “많은 학생들이 숙취가 심할때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보건소를 찾는다”고 귀띔했다.

학교 측도 학생 휴게공간을 만들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에 위치한 남학생 휴게실의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성균관대학교는 현재 명륜캠퍼스 교내에 여학생 휴게실 3곳, 남학생 휴게실 1곳을 운영하고 있다. 남학생 휴게실은 남학생용 쉼터가 없다는 지적 속에 지난해 학생회관 내 창고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현재 많은 학생들이 방문하면서 가득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휴게 공간을 늘리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학교 학생회 한 관계자는 “남학생 휴게공간을 늘리는 것은 공간이 부족한 학교 안에서 원래 없던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며 “학교도 공간이 부족한데 휴게실을 무작정 늘려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