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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문서] 평창왔던 北김영남, 88올림픽 땐 '보이콧' 외교행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했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당시 참가국들에 대회 보이콧을 요청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30일 88 서울올림픽 당시 남북간 외교전과 북한이 남북 연방제 통일을 거쳐 중립국을 창설하자는 제안을 소련 정상을 통해 미측에 전달한 사실이 담긴 1987년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문서들은 이날 30년 이상 경과 외교문서 1420권(23만여 쪽)의 원문해제(주요내용 요약본)와 함께 국민에 공개됐다.

[사진=청와대 제공]

우간다 주재 한국 대사대리는 1987년 12월 4일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문서에서 본인이 우간다 외무부 정무국 담당관으로부터 탐문했다며 김영남 당시 북한 외교부장이 김일성 특사 자격으로 그해 12월 11일부터 15일까지 우간다를 방문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대사대리는 “동 담당관의 말에 의하면 금번 북괴(북한) 외교부장의 주재국(우간다) 방문 목적은 한국 정치문제를 거론하는 한편 특히 88 서울올림픽 보이콧을 주재국에 집요하게 종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정보영 당시 주우간다 대사는 1987년 12월 15일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문서에서 김영남이 예정대로 우간다를 방문해 12월 12일 오전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을 면담했다고 보고했다.

열흘 후 정 대사는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또 다른 문서에서 우간다 외무부 정무국장으로부터 김영남과 무세베니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탐문했다면서 그 내용을 보고했다.

정 대사는 ‘북괴 외교부장 주재국 방문(보고5)’이라는 당시 문서에서 김영남과 무세베니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과 관련, “(김영남이) 서울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문제가 IOC 및 한국 측의 비협조로 실현이 어렵게 되었음을 설명하고 올림픽 보이콧을 종용하였다고 하며, 이에 대해 무세베니 대통령은 올림픽 참가 문제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의 보조를 맞추어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참가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회답을 회피하였다고 함”이라고 보고했다.

북한은 김일성 집권 시기부터 우간다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같은 관계를 바탕으로 김영남은 서울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우방인 우간다에 올림픽 보이콧을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

1985년 4월 30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전영진 당시 북한 외교부 부부장은 말레이시아 외교차관과의 면담에서 “남한은 반민주 군사독재 체제로서 인권유린, 사회불안 등이 만연돼 올림픽 개최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주재 우리 대사관은 이같은 탐문 결과를 장관에게 보고했다.

당시 보고 문서에 따르면 전영진은 “88 올림픽의 서울 개최는 분단고정화 획책”이라며 “남한은 또한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과 외교관계가 없고, 반공정책을 내걸고있어 사회주의 국가들은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7월 23일에는 인도를 방문한 김봉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 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장이 한 공중집회에 참석해 88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호칭변경, 남북단일팀 구성 지지를 요청하는 연설을 했다고 당시 주인도 대사가 장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6년 1월 15일에는 함태혁 당시 튀니지 주재 대사가 “북한 체육사절단이 약 3개월 전에 체코를 포함해 동구권 수 개국을 방문해 88서울올림픽 보이콧을 교섭하고다녔으나, 동구권 국가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당시 체코대사의 발언을 장관에게 보고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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