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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미친개’ 발언 이어 ‘수사권 조정’ 압박…한국당, 경찰 겨누다
-분노한 경찰 SNS에 “한국당 경비 철수하라”
-한국당 “경찰 수사권 독립 아직 요원” 압박
-경찰 “수사권 조정, 거래 대상 아냐” 선 그어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경찰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당은 이번 울산시청 압수수색을 계기로 그동안 당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왔던 경찰 수사권 독립 등 검경수사권 조정 방안을 개헌논의 과정에서 전면 백지화 하겠다고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26일 사개특위 차원의 성명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경찰 고위 간부는 “수사권 조정 문제는 그런 식으로 흥정하거나 정치적으로 거래할 사안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사법구조의 올바른 방향성을 논의하는 문제”라며 “이는 이번 비리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사진=경찰 제공]

앞서 경찰이 김기현 울산시장의 동생 비위 의혹 수사 일환으로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나서자 한국당은 ‘정치공작’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장 의원은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정권의 사냥개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격분한 경찰들은 경찰 내부망과 SNS에 “사냥개나 미친개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인증샷을 잇따라 올리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분노가 치민 일부 경찰은 “한국당 당사를 경비하는 경찰은 전원 철수하라. 경찰을 미친개로 여기는데 왜 그곳에서 욕먹고 생고생하는가”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도 “울산 경찰의 수사, 나아가 경찰조직 전체에 대한 참기 힘든 모욕적 언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부패비리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는 것 뿐”이라며 “그 대상이 야당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정치경찰’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의 집단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더 강한 수위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도랑을 흙탕물로 만든다고 한다”며 “14만 경찰 명예를 손상하고, ‘주는 떡’도 마다하는 울산 경찰청장의 행태를 보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개헌시 (경찰에) 독자적인 영장 청구권을 주려고 한 것이 대선공약이고 당론이였는데 일부 (경찰) 간부들의 행태를 보니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수 밖에 없다”며 압박한 바 있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황 청장은 자신의 불법 권한남용을 정당화시키고, (경찰조직의) 집단적 공분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경찰 수사권 독립의 영웅으로 미화하고 있다”고 비꼬면서 “한국당은 말꼬투리를 잡아 경찰 전체를 모욕했다며 침소봉대를 일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당과 경찰의 갈등이 격화되자 일부 시민들은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말라’며 울산지방경찰청에 응원과 격려의 선물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에도 경찰을 응원하는 글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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