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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통상전쟁]‘철강관세 장기전’ 복잡해진 한미 FTA 셈법… 자동차+α 내주나
對 중국 무역전쟁 동참 요구 가능성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철강 관세 협상 기간을 다음 달까지 유예하기로 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의 셈법도 복잡해졌다는 지적이다. 철강을 볼모로 압박하는 미국의 요구를 적절한 수준에서 막아내지 못할 경우 한미FTA에서 철강보다 더 큰 것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한미 FTA에서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을 철강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사진=123RF]

앞으로 협상에서 한국산 철강 면제 여부를 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한미FTA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미FTA에서 최대 관심 분야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다양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는 2017년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 달러)의 72.6%(129억66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이 한미FTA 개정을 요구한 이유가 무역적자 해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를 건드리지 않고 미국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게 정부와 통상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은 안전기준 미충족 차량에 대한 2만5000대 수입 쿼터 확대, 트럭에 대한 관세 연장 등 관세 양허 일정 조정, 원산지 기준 개정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철강 관세라는 급한 불을 끄려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일단 유예된 것은 다행”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4월까지 우리에게 빨리 대안을 가져오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협상에서 더 방어적인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만 우려되는 게 아니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 협상하면서 관세 면제 대가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 대미 수출을 2017년도 수준으로 억제하고 ▷중국의다양한 무역 왜곡 정책을 적극적으로 거론하며 ▷주요 20개국(G20) 글로벌 철강 포럼에서 더 적극적이고 미국에 더 협조적일 것 ▷미국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데 공조할 것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할 것 등 5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우리나라와 캐나다, 멕시코의 경우 철강을 지렛대로 FTA 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게 미국의 목적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5가지 요구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5가지 요구를 수용할 경우 향후 중국과 통상마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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