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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즈카페서 웬 술이냐고요?”…육아맘들의 솔직토크
“아이 데리고 식사할 곳 없어”
‘가볍게 맥주 한잔’에 긍정적
안전사고 위험 우려 목소리도
대형 키즈카페 “도움인력 충분”

키즈카페에서 식사류와 주류를 판매하는 등 서비스 종류를 다양화하면서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와 위생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작 엄마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김미림(34ㆍ가명) 씨는 “키즈카페에서 차 대신 맥주 한잔 정도 마시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36개월인 아이가 잘 우는 편이어서 식당도 일반 카페도 가기 힘들다”며 “아이 데리고 다니며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장소가 거의 없는만큼 나쁘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키즈카페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네살 아이 엄마 이주리(36) 씨도 “맥주를 판매하는 키즈카페를 가본 적이 있지만 만취해서 아이를 내팽겨치는 부모는 본 적이 없었다”며 “나는 술을 안 마시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잔 정도 가볍게 마시는 것까지 하지말라고 하면 답답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아이 키우면서 친해진 엄마들이 많지만 아이를 떼어놓을 수 없어 맘편히 식사할 곳도 없었다”며 이같은 변화를 반겼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두 아이 엄마 윤태미(36ㆍ가명) 씨는 “잘 모르는 사람들은 키즈카페에서 아이들 놀게 하고 엄마는 쉬는 줄 알지만 절대 아니다. 계속 같이 돌아다니면서 땀이 뻘뻘날 정도로 함께 놀아주느라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엄마들끼리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면서 아이에게 알아서 놀라고 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엄마들의 엇갈린 반응에 업계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키즈카페에서 과음할 정도로 음주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형키즈 카페에선 도우미 인력도 충분히 배치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모 키즈카페는 “아이가 36개월 이하일 때는 주류 판매를 하지 않는다.

아이가 활동적인 경우엔 보호자들도 정신이 없어 주류를 주문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가 시야에서 사라지더라도 곳곳에 설치된 CCTV 모니터로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지 원격으로 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도 “대형키즈 카페는 놀이기구마다 도우미가 지켜보고 위험한 행동을 하면 저지하는 곳이 많다”며 “일대일 케어는 아니지만 보호자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한눈을 팔아도 사고가 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처럼 키즈카페의 주류 및 식사류 판매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지만 “아이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하소연만은 일관됐다.

‘노키즈존’이 늘어나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노키즈존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판단하고 아동 출입을 제한한 식당에 시정권고를 내렸다. 당시 인권위는 노키즈존이 일부의 사례를 객관적ㆍ합리적 이유 없이 일반화 한것이라고 지적하며 영업상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사항, 영업방해가 되는 구체적 행위를 제시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엄마들은 인권위 시정권고 후에도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노키즈존이란 팻말이 붙은 곳은 가지 않으면 되지만, 아이가 칭얼댈 때 싸늘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더 따갑다는 것이다. 밥도 팔고 술도 파는 키즈카페는 갈 곳 없는 육아맘들의 현실이 만든 풍경이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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